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예상치 못한 후보직 사퇴 선언으로 대선 구도가 급변함에 따라 각 캠프 내에서는 누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느냐가 승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향후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朴, “安 이탈표 잡아라”…중도층 흡수가 막판 관건
박 후보가 선거 막바지에 승기를 잡을 수 있느냐의 여부는 ‘중도층 껴안기’가 될 전망이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후보 단일화 문제로 대선 이슈를 선점한 사이 기존 지지기반인 보수층 결집에 주력해 왔던 박 후보가 본격적으로 중도층 표심 잡기에 나서야 함은 이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에서 안 전 후보의 사퇴로 인해 이탈한 기존 안 전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박 후보가 기존에 고수했던 보수층 결집 전략을 고수한다면 상황이 불리해 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 전 후보의 사퇴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SBS와 여론조사기관인 TNS, 중앙일보와 엠브레인, MBC와 한국리서치 등 3개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난 24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전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문 후보로 이동한 비율은 45~55%, 박 후보로 이동한 비율은 17~24%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안 전 후보에 대한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중도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부동층으로 이동한 이들 중 상당수가 박 후보 측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가 입당 기자회견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 결집도 필요하지만 중도·중간층 결합도 매우 중요하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박 후보 측은 보수층 내에서도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하지 않고 있는 친이(친이명박)계 표를 흡수하기 위해 MB정권의 핵심 인사였던 이재오 의원 등 친이계 인사들 포섭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文, 安·중도 지지층 끌어안아야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와 그의 지지층을 보듬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대선 본선 승부의 결과 정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와의 화학적 결합이 급한 상황이지만 상대방을 압박하는 태도가 아니라 동의를 구해내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전 후보, 안 전 후보의 지지층, 안 후보 캠프를 모두 포괄하는 '연대 노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에 후보 간 협력의 뜻을 재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만큼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회동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안철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해 정책연합, 가치연합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두 후보가 이미 발표한 새정치 공동선언 외에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경제복지정책팀과 통일외교안보정책팀의 정책연대 작업의 매듭을 지을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캠프 인사들에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안 전 후보 측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단속에도 나서고 있다.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사퇴 다음날인 지난 24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안 후보 측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 후보 캠프와의 인적 결합도 문 후보 앞에 과제다.
두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에서 단일화 이후 국민연대를 이뤄 대선 승리에 힘을 합치자고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문 후보 측은 공동선대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공동선대위원장단은 안 전 후보 측이 참여하는 국민연대 방식의 새로운 선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총사퇴를 결의하고 문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문 후보 측은 이번주 초부터 공동선대위 구성에 대한 논의를 위해 안 전 후보 측과 접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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