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 등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이 주 행정부 수반(주지사)과 의회를 독점한 주는 24개, 민주당이 장악한 주는 13개를 이루었다. 주지사를 제외한 의회만을 놓고 보면 무려 46개주에서 한 정당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즉 상·하원을 한 정당이 지배하고 있었고, 이같은 양상은 70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정당 정치’는 미국의 이념적 갈등과 분열 양상이 최근 들어 최고조에 달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달 초 재선 이후 무려 40여개 주 일부 유권자들이 백악관 인터넷 청원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을 통해 주 분리 청원을 하고 있는 것도 미국이 처한 정치적 분열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 분리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할 지라도, 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됐다는 이유로 분리 청원을 낸다는 것은 그만큼 양자간에 이해나 관용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정당이 장악한 주에서 선출된 다른 당 출신 주지사는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년전 메릴랜드(고착적인 민주당 지역)에서는 공화당의 로버트 얼릭 주지사가 당선됐지만, 단임으로 끝난 것은 물론이고 무엇 하나 제대로 일을 추진할 수 없었던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얼릭 주지사는 당시 세수 증대를 위해 주내 도박 시설 허용을 강력 추진했지만,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강력 반대해 무산됐다. 그러나 이후 같은 당인 마틴 오말리 주지사가 당선된 이후로는 현재 메릴랜드 주내에는 총 5개의 도박시설이 운영중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장악한 뉴저지 주에서 당선된 크리스 크리스티(공화) 주지사나,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왔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반대당(민주)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정을 긍정적으로 운영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지사를 했던 아칸소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지난 2007년 이후 주지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마이크 비브는 남부 공화당 레드 스테이트(red state, 공화당 지지 주) 지역 중 유일하게 민주당 주지사로 재임하고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정당이 한 주를 장기간 독점하게 되면 다른 지역과는 판이한 정책을 사용함으로 주민들의 생활이나 정치적인 성향이 더욱 달라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로 공화당이 장기간 장악한 지역은 여성, 이민자 등 소수계의 권리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고, 민주당이 장악한 곳은 동성결혼 등 매우 진보적인 정책이 시행되는 등 정치색이 뚜렷하게 달라져 국민들간 분열이 더욱 조장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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