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수용태세 문제 해결과 국내 호텔업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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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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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곤중 호텔아벤트리 대표이사

지난 21일, 한국의 관광 산업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날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관광객이 매년 100여 만명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979만 명을 넘어 올해는 11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래관광객을 2020년에는 2000만 명까지 늘릴 목표로 인프라 확충은 물론 제도 개선에 힘쓰고 있다.

특히 수용태세 개선에 적극적이다. 지난 1월에는 ‘관광숙박시설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객실 공급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호텔의 초과 공급에 대해서도 일부 우려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숙박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과 호텔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진단하고 대처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국내 관광 호텔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호텔업은 매출 대비 고정비가 크고 변동비율이 낮은 고 위험 산업이다. 특히 국내 호텔업은 외국인 고객 비율이 매우 높아 외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서울의 경우, 투숙객 중 외국인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있어 자연재해· 전쟁· 질병 등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객실 부족 현상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2011년 지역별 연평균 투숙률을 살펴보면 서울이 80%, 제주 및 인천 지역은 70% 정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30 ~ 60% 정도에 불과하다. 통상 연평균 투숙률이 70% 이상을 유지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산업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역 호텔들이 겪는 경영상의 문제점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업계의 상황에 비추어 본다면,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필요가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미국의 경우, 상장된 16개의 호텔 전문 부동산투자회사가 25만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총 객실수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미국은 부동산 전문투자회사를 통해 숙박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싱가포르 투자청과 같이 공적기관을 설립해 국부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용적률 상향 조정 등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률 개정에 대해서는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호텔 업계 종사자들의 전문성 확보다. 우리나라의 관광호텔업은 시장개방이 빨라 전문 인력이 다수 양성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개발사업 시 외국의 전문 기관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또 중소 규모의 개발 사업에는 전문성이 없는 사업주가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해외 브랜드 업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호텔 업계의 발전을 위하여 국내 업체의 개발 능력과 운영 능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외 진출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 만이 국내 호텔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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