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섭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수원 내부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 대신 아예 ‘오얏나무 근처도 가지 말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초긴장 상태다. 조직혁신 작업도 단계를 밟아가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빈번한 잔매에 장사없다’는 말처럼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에 번번히 고개를 떨구는 형국이다.
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SBS 드라마 ‘대풍수’에 수천만원의 협찬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한수원이 선진 원자력발전의 당위성 등을 알리기 위한 대규모 기자단 해외 투어를 기획했다가 시기 적절치 못하다는 윗선의 판단에 최소한의 규모로 줄여 진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드라마 지원도 이같은 맥락에서 과연 경영진이 현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출범시킨 ‘원전안전 시민평가단’도 벌써부터 반쪽짜리 조직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평가단이 평소 원전관련 이슈나 쟁점사항 등을 독립적으로 분석해 매분기마다 한수원의 제도, 관행, 업무처리, 조직문화 등의 개선사항에 반영토록 권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구성원이다. 한수원 측은 시민평가단이 18개 시민단체로 조직됐다고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들이 참여했는지는 공개하기를 꺼렸다.
평가단에 포함된 단체가 한국대학생포럼, 바른사회대학생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한노인회, 주부교실중앙회, 녹색소비자연대, 환경보전협회 등 보수성향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보수적인 단체들이 대부분이라 진보단체들에게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비공개로 하자고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수원은 오는 4일 신고리원전 1·2호기 준공을 통해 “올 겨울 전력수급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신입사원들의 퍼포먼스까지 동원한 대단위 홍보전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다른 한켠에서 한수원은 위조된 품질검증서가 연루된 납품 비리 사건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 부터 전면적인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무언가 손발이 안맞는 기운이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감독이 탁월해도 선수 개개인의 융화가 안되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며 “뭔가 만들어가려는 한수원의 내부 분위기 속에 자꾸 생채기가 나는 모양새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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