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안철수 변수’, 파괴력은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는 3일 정권교체와 함께 새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단일화 파트너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더 나가 지금의 대선전이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고 있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물론 문 후보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안 전 후보가 독자 정치세력화를 통해 향후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안 전 후보는 이날 공평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지난달 23일 사퇴 선언에서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고 “지지자 여러분이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간접적으로 재확인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은 문 후보 측이 기대한 전폭적 지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어서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인 중도.무당파 층의 표심을 흔드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 지지 보다는 새정치를 화두로 향후 독자행보에 나설 뜻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지금의 대선전에서 박·문 후보가 벌이고 있는 ‘박정희 대 노무현’의 과거 대결과 흑색선전.인신공격 등 선거전 행태에 대해 “국민의 염원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전 후보가 두 후보의 선거운동 행태를 공격하며 양비론을 편것은 독자세력화를 위한 명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안 전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지지자들이 새정치 혁신을 주저하는 민주당과 문 후보에 대해 실망감과 배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세력화를 통해 문 후보가 정치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대선 이후 신당을 창당하거나 대선 전이라도 새정치 연구소 등 과도기적 기구를 만들어 독자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안 전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를 외곽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문 후보 측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밀리고 있는 탓에 안 전 후보의 ‘중도·무당파’층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측은 적극적으로 안 전 후보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안 전 후보의 말씀에 감사드린다”며 “반드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조만간 만나 선거지원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에 방점을 찍은 만큼 두 사람이 만나서 합동유세 전략 등을 짜야 한다”며 “판세가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만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 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박선숙 전 선대본부장은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오늘 만나진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측에서는 안 전 후보의 발언이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한광옥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체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야권 단일화) 폭발력은 이미 상실했다”며 “안 전 후보의 지지가 있어도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국민들은 평가를 내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