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EITC가 더 확대되기 이전에 국세청 자료의 정확성과 운영상의 문제를 파악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EITC로 본 복지정책 결정과정의 문제점’이란 보고서에서 EITC가 애초 목표했던 차상위 계층의 지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복지패널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지급 비율이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EITC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근로빈곤층 지원제도로, 소득 최하위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가 아닌 차상위층의 근로소득을 보조함으로써 근로의욕을 제고해 빈곤탈출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조사 결과를 보면, EITC 수급가구의 26%만 차상위 계층으로 볼 수 있는 소득 하위 30%(3분위) 이하에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EITC 급여액 역시 전체의 24.6%만 소득 3분위 이하에 지급된 것으로 추정됐다.
윤 연구위원은 이는 제도설계의 문제라기보다 시행상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EITC 수급요건은 소득 1~3분위 가구에 수급자가 66% 분포하도록 설계돼 빈곤가구에게 향하는 비율이 훨씬 높게 설계됐다. 그러나 시행과정에서 수급 대상자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목표했던 집단에 수급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빈곤감소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저생계비 대비 120%를 빈곤선으로 설정했을 때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절대빈곤율을 9.94%에서 1.40%포인트 낮췄지만 EITC는 절대빈곤율을 전혀 줄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윤 연구위원은 목표했던 인구집단으로 지출되지 않아 제도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수준을 초과하는 가구가 급여를 받는 것은 이들의 소득이 과소 파악되고 있다는 의미로, 소득요건에 맞는 가구 대부분이 받지 못하는 것은 이들의 소득자료 자체가 제대로 취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EITC가 의도한 대로 효과를 내려면 전반적인 조세행정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제대로 된 평가절차없이 이 제도를 2015년부터 자영업자로 확대하면 복지정책 결정과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근로장려세제가 우리나라 복지체계에서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근거자료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성과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제도 확대에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