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상담은 점차 늘고 있지만 취급 점포 및 창구 수가 적고, 상품도 기존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출 실적 역시 부진해 일부 은행은 '개별점포의 실적'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서민금융 전담 창구·점포를 마련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9월 말부터 전담점포와 창구를 속속 개설했다.
외환은행은 서울 강남과 상계동에 서민금융 거점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 23일 현재 226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24억7300만원의 대출 실적을 냈다. 서울 신림역과 경기 분당 야탑역, 인천 주안공단 점포에 마련된 전담창구에서는 두달 동안 74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대출로 이어진 것은 41건에 4억440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두 달 동안 약 10억의 취급실적을 냈다. 연내 서울에 전담점포를 1개를 추가하고, 지방에는 전담창구를 3개 정도 늘릴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서울 영등포지점에 창구 하나만 운영 중이다. 실적 및 문제점 등을 파악 후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말부터 11월 말 현재 82건의 상담 및 5억8000만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월 초 서울 미아동에 서민희망금융프라자를 개설한 후 마천동과 불광동에도 점포를 냈다. 전담창구는 9개로 연내 11곳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그러나 자산가들이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서 금융관리를 받는 것처럼 서민도 체계적인 금융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하루 상담건수는 평균 1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점포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시행된지 2개월 밖에 안돼 실적이 저조하지만, 홍보 확대 등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서민전담이라는 간판과는 달리 기존에 있는 상품이 주를 이루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서민전담이라는 간판만 내걸었을 뿐, 기존 상품을 우려먹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파는 상품이 똑같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고 꼬집었다.
특히 서민전담점포와 창구는 수백개에 달하는 영업점과 달리, 각 은행별로 5개 미만에 그친다. '서민'이라는 이름만 내걸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조 대표는 “은행들은 전담점포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자료는 없다”며 “좀더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야 이름 값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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