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7개 정보기관의 총체인 NIC의 이같은 전망은 단순히 중국의 부상을 떠나 아시아 지역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말 그대로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난 350년간 서양 중심의 근대화 과정은 끝이 나고 다시 아시아 황금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NIC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아시아는 1500년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의 파워하우스로 복귀할 것”이라며 “그 때쯤이면 아시아 국가들의 전체 역량, 즉 경제규모, 인구, 군사력 및 기술 투자 등에서 미국과 유럽을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정치적인 면에서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파워 국가와 리더십을 공유할 것이나, 일본은 여전히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보고서는 대조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NIC의 크리스토퍼 코즘 의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2030년의 세계는 지금과는 완전 딴판일 것”이라며 “과거 프랑스 혁명이나 산업혁명이 지나갔을 때처럼 많은 변화가 빠른 속도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예로 과거 영국이 150년 동안 달성한 경제 발전을 중국이나 인도는 10분의1 시간만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의 민주화와 함께 중동의 민주화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세계 파워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 민주화는 중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 “이슬람 과격 테러 세력같은 소규모 집단들은 더욱 발전된 신기술로 무장하고 계속 상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세계 1위 경제국에 오르는 시점은 2030년 이전이라고 내다봤다.
세계는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할 것이며, 물과 식량을 놓고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세계는 지금보다 더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며 노동력 등의 이동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인구 증가 및 중산층 부상에 따라 지금보다 무려 50%나 높아질 것이라며 분쟁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따라 에너지 독립국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국가별 경제 전망으로는 유럽, 일본, 러시아가 약화될 것으로, 반면 중국, 인도, 브라질, 콜럼비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은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의 분기점에 서 있다”며 “앞으로 10년간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2030년 전망도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NIC의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는 매 4년마다 대통령 선거 직후 발표되고 있으며, 새 임기를 맞는 대통령의 국정구상을 위해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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