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장애인차 관련 제도의 개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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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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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대선이 코앞인 시점에서 모두가 정책 입안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소수이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대표하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나 제도 마련은 크게 부각되지 못해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장애인이 불편한 부분은 한둘이 아니지만 특히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장애인이 현재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버스에 장착된 특수장치도 이미 철거되었거나 무용지물의 상태이고, 장애인 택시의 경우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최근 연비문제 등 각종 문제에 대해 소비자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 차 관련 제도도 이와 별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는 같은 장애인도 같은 소비자로서 제도적 뒷받침과 실질적인 지원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실질적인 장애인 관련 각종 장치의 개발 및 보급이다. 신체 장애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핸드 컨트롤 장치 등 각종 장치의 국산화와 보급에 관련해 체계적인 연구와 지원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해외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점차 국산화를 통한 양질의 저렴한 장치 보급이 요구된다. 현재 각 부처별로 간간이 이러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연구 차원에서 끝나고 실질적인 지원책과 보급은 없는 실정이다.

둘째로 충분한 예산 편성과 제도적·법적 지원이다. 장애인 운전을 위한 문제점은 무엇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집에서부터 목적지까지 장애인으로 이동하면서 어떤 서러움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도적 불편함이 있는지를 사회지도층은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셋째로 장애인 관련 제도적·법적 역할이 정부 부처 몇 곳에 나누어져 있는 만큼 체계적이고 통합된 역할을 기대한다. 현재 자동차 연구개발은 지식경제부, 완성차 관리는 국토해양부, 환경은 환경부, 도로상 관할은 경찰청이 주무 부처이고, 녹색성장위원회 등 정부기관이 직·간접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각 부서가 실질적으로 모여 개발부터 지원까지 장애인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체제가 구축되도록 통합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해외 선진국을 통한 실질적인 벤치마킹 사례는 많을 것이다. 이미 긴 기간을 경험했고 해결방안이 충분한 만큼 한국형 선진 장애인 지원제도는 어렵지 않게 마련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지도층의 하고자 하는 의지와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장애인 차 관련 특수차 연구개발 등을 위한 활성화 작업은 수익을 따지기 전에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의무이고, 국민 기업이 해야 하는 책임인 만큼 더욱 전향적인 생각을 가지고 참여하였으면 한다. 역시 이를 위한 독려는 정부의 책임일 것이다.

우리는 현재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서 있다. 자동차산업도 이제 선진국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이에 걸맞은 자동차 문화도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2013년 차기 정부의 출범과 함께 이를 위한 단초를 제공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장애인 천국이라는 닉네임이 오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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