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시대 ‘활짝’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원이 창구에 앉아 고객을 기다리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은행들은 다운사이징(크기 줄이기)으로 대표적인 영업점 몇 개만 남길 것이고, 은행원들은 보험설계사처럼 직접 고객을 찾아다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향후 은행들의 '찾아가는 서비스'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금융으로 내점 고객 수가 감소해 영업점의 필요성 역시 줄었다는 설명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전체 거래 중 창구에서 직접하는 거래는 9월 말 현재 12.2%에 그쳤다. 반면 인터넷뱅킹이나 현금입출금기(ATM) 등 비(非)대면 거래가 87.8%에 이른다.

이처럼 영업점 업무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중심의 전략에서 탈피, '찾아가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1년 전부터 BDC(Business Development Consultant)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영업 일선에서 근무하는 세일즈 담당자를 BDC라고 부르는데, 방카슈랑스를 제외한 개인대출, 요구불예금, 신탁, 투자상품, 환전 등 업무를 한다.

BDC는 연초 20여 명으로 시작해 11월 말 현재 185명으로 불었다. 이들이 올린 실적은 신규 고객 2만3000여명, 대출 8660억원, 예금 5250억원에 이른다.

BDC의 활동은 SC그룹 글로벌 내에서 이미 일반화된 영업방식이다. SC그룹 내 해외 30개국에서 현재 2만3000여명의 BDC가 활동 중이다.

양정아 SC은행 서울 종로 스마트뱅킹센터 차장은 “시간도 절약되고 은행원이 직접 방문해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고객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뱅킹’도 인기몰이 중이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예금자가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계좌를 개설해주는 서비스로 1년여만에 수신액이 5조원을 돌파했다.

은행원들이 개인 이동형 컴퓨터 들고 뛰는 곳도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휴대용 단말기인 ‘포터블IBK’를 든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다닌다. 통장 개설이나 재발급, 카드 발급, 인터넷 뱅킹 가입 등의 업무를 처리해주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울릉도 현지주민들의 금융편의를 위해 이 기기를 이용해 1일 울릉지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움직이는 점포 열풍에 동참했다. 휴대용 통합단말기인 ‘S-KIT’를 통해 계좌 개설 및 인터넷 뱅킹, 체크카드 신규발급 등 영업점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소 영업시간 중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공단 근로자, 군 장병,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찾아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개인 이동 브랜치 금융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어 언제든 고객들이 요청하는 곳에서 전반적인 은행 업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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