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는 저명한 외부 강사의 강연 후 경영 현안과 관련된 간단한 회의가 진행된다.
삼성 각 계열사 수장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듣는 강연인 만큼, 사장단 회의 강연 주제를 보면 지금 삼성이 무엇을 생각하는가를 알 수 있다.
◆총 44회 강의…'소통' '리더십' 주제 강연 가장 많아
분야별로는 경영에 관련된 강의가 11회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국제사회에 대한 강의가 9회(중국 4·일본 3·중동 1·유럽 1 등)로 뒤를 이었고 경제 현안을 다룬 강의도 총 7회에 걸쳐 비중있게 다뤄졌다. 북한 관련 강의도 2회 진행됐다.
특히 삼성 사장단은 경영·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소통'과 '리더십'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1월 '미래형 리더의 조건(백기복 국민대 교수)' 강의를 시작으로, 11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소통 능력의 리더십(김주환 연세대 교수)'의 강연까지 소통과 리더십에 대한 강의는 총 10회에 걸쳐 진행됐다.
사장단은 '신소통 패러다임, 소셜미디어(이준웅 서울대 교수)' 강의에서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시대의 새 소통창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공감의 시대, 왜 다윈인가(최재헌 이화여대 교수)' 강의를 통해서는 공생의 중요성을 되짚어 봤다.
강사진 선정에 있어서도 대표적 진보성향 학자로 알려진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강사로 초빙해 재벌개혁 관련 강의를 듣는 등 사회적 소통의 폭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차이나 2.0 시대'…중국 배우기 박차
삼성 사장단은 올해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도 주력했다.
삼성은 4월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의 '중국에 대한 이해와 중국본사' 강연을 시작으로 총 4회에 걸쳐 중국 관련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주제에는 '한·중 FTA의 필요성과 과제(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전환기 중국과 한국(정덕구 NEAR 재단 이사장)' 등이 선정됐다.
특히 삼성은 이달 12일 사장단 인사 후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도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부터 '중국 5세대 지도부의 등장과 정책 전망' 강연을 들으며 향후 중국 사업 전략을 재점검했다.
삼성 사장단이 중국 배우기에 열중한 것은 올해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삼성디스플레이 우시 LCD 유리기판 합작법인 설립 등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새로운 대중공략법의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그룹 경영자들은 일찍부터 시진핑 총서기 등 중국 차기 최고권력자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며, 내년 중국 시장에 더 활발한 투자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경영 고삐 죈다"…내부 단속 강조
회사 내부적으로는 윤리경영에 집중했다. 삼성 사장단은 올해 담합근절 종합대책 등 윤리경영을 위한 방법과 조치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논의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 사건 발생 직후인 3월 삼성 사장단은 김순택 전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의 주도 하에 사장단 회의 직후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부회장은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며 강도 높은 내부 감찰을 예고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사장단은 삼성경제연구소 류한호 전무의 '전환기 리스크와 기업의 대응' 주제 발표를 통해 기업 준법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10월 마지막 주 회의 때는 김상균 삼성 준법경영실 사장이 사장단 회의 후 준법경영 강화책을 발표하고 금품수수 금지 등 준법지수를 임원 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한편 삼성 사장단 40여명은 27~28일 1박2일 동안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CEO 세미나를 열고, 내년도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세미나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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