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달러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공급을 줄이면 경기부양을 할 수 없어 경제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가 주장한 ‘트리핀 딜레마’다.
그런데 최근 트리핀 딜레마 이론이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를 아무리 찍어내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도 오르고 있다. 연 1%대에 머물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대로 올랐다.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 인하를 시도했던 연준조차 당황할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지만 결국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저력은 예상 외로 탄탄했다. 유로화와 엔화, 위안화 등 다른 어떤 통화도 달러의 지위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물론 위협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달러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 강세가 반가운 일만도 아니다. 당장 미국 수출기업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일본과 영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수출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물론 국내 기업과 금융권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한다.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도약도 멀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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