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달러의 모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3-17 15: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는 태생적으로 모순을 지니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달러 유동성을 늘려야 하지만 이는 달러 약세를 초래해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그렇다고 달러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공급을 줄이면 경기부양을 할 수 없어 경제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가 주장한 ‘트리핀 딜레마’다.

그런데 최근 트리핀 딜레마 이론이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를 아무리 찍어내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리도 오르고 있다. 연 1%대에 머물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대로 올랐다.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 인하를 시도했던 연준조차 당황할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무너질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졌지만 결국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저력은 예상 외로 탄탄했다. 유로화와 엔화, 위안화 등 다른 어떤 통화도 달러의 지위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물론 위협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달러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 강세가 반가운 일만도 아니다. 당장 미국 수출기업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일본과 영국 등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수출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물론 국내 기업과 금융권은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야 한다.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도약도 멀어질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