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주도하는 데이비드 코언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독자적 제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코언 차관이 북한 핵문제 논의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일본부터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인 만큼 일본에게 미국의 독자적 제재 협조에 대한 확답을 받은 후 북한의 상황을 지켜보며 행동하는 한국에 미측 입장을 전달하고, 마지막으로 북한에 호의적인 중국에게 한일에서의 논의를 압박카드로 삼아 중국 설득작업에 나설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전략이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본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한 것에 대해 일본의 금융기관도 같은 형태의 금지조치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우리나라(일본)로서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를 반영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해 가게 될 것이라고 코언 차관에게 설명했다"며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확인했다.
교도통신은 현재 일본 국내에는 조선무역은행과 거래 관계를 가지는 금융기관이 없지만 미국과 보조를 맞춰가는 것을 통해 중국 등을 상대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압력 강화'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규현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코언 차관과 만난 후 미국의 제재에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며 힘을 보탰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협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시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 편을 든다"는 비판을 들어왔기 때문에 미국의 독자적 제재에 동참할지 불투명하다.
미국은 제이컵 루 재무부 장관을 중국에 특사로 보낸 후 코언 차관까지 보내 추가 제재 동참을 위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조선무역은행이 진짜 불법 무기 거래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 각국의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중국 동참에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제재가 유엔 결의안에 없는 추가 금융제재라는 점에서 중국의 동참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선무역은행이 대외거래 창구로 활용되는 우리나라의 외환은행 같은 곳"이라면서 "효과적인 제재가 가해지게 되면 북한이 자금 운용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선무역은행은 이번 안보리 결의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북한의 차명계좌를 추적 과정에서 조선무역은행이 핵·미사일 부품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된 거래에 개입됐다는 정황을 파악해 독자적 제재조치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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