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은행 거시건전성분석국의 강호석 금융제도팀 과장과 정혜리 조사역은 ‘BOK 이슈노트 : 개인채무자 구제제도 현황’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사적 구제제도는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프리워크아웃과 국민행복기금과 같은 채권집중프로그램, 개별 금융기관의 자체적 운영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국내 개인채무자들은 주로 법원에 의해 운영되는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등 공적 구제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공적 구제제도 이용률은 0.54%로 미국(0.88%)보다는 낮지만 영국(0.42%), 독일(0.24%), 일본(0.17%)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파산절차로 갈수록 채무 감면액이 늘어남에 따라 채권자의 손실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법원심리 및 파산절차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도 증대된다”면서 “채무자의 도덕 해이 및 파산 남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무자의 변제능력에 따라 사적 채무조정→공적 채무조정→파산 순서로 채무자 구제제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제도의 채무조정대상 범위를 대부업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채무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공적 기구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현행 신복위는 채무조정 대상채무, 채무조정 내용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며 신복위 설치와 권한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공적 기구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 등을 위해 신용상담기구를 설립, 공적 구제제도 신청 전 신용상담을 받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개인회생 제도 개선과 관련해 보고서는 “변제에 사용되는 가용소득 산정 시 주거비용도 필요생계비에 포함해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가용소득 시 산정되는 필요생계비에는 최저생계비의 150%로 정해져 있다.
실질적 회생을 위해 주택담보권에 대한 별제권(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경매 등을 통해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보고서는 “채무자의 실질적인 회생을 위해서는 안정된 주거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요국에서도 모기지대출을 조정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별제권 제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도 “부작용을 감안해 1가구 1주택, 주택가액 범위 등 엄격한 별제권 제한 요건을 설정해 신중히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고서는 “채무자들이 미래 가용소득을 모두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므로 채무자들의 소득 창출 유인을 저해할 수 있다”며 저소득층의 변제기간을 통상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야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개인회생제도를 시행한 2005∼2011년중 개인회생 승인 이후에 절차가 종료된 경우를 살펴보면, 변제계획대로 변제를 이행하여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4만7000명인데 비해 중도에 실패한 채무자는 4만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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