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브리티시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답게 올해에도 많은 교훈을 남겼다. 나흘동안 날씨가 온화한 편이어서 스코어가 좋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 뿐이다. 골프는 알 수 없는 게임, 예측불허의 경기임이 또한번 입증됐다. 2013브리티시오픈이 남긴 교훈을 모았다.
◆골프에서 ‘절대’는 없다=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링크스코스는 바람이 많이 분다. 페어웨이 잔디는 지면에 딱 달라붙어 있다. 그래서 ‘띄워치는 선수는 불리하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로브샷, 플롭샷을 잘 하는 미켈슨이 예상을 뒤엎고 생애 처음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고정관념과 상식은, 미켈슨 특유의 창의적인 샷과 상상력 앞에 무너졌다.
◆벙커나 러프가 무서우면 피해가면 된다= 미켈슨은 드라이버를 갖고 나가지 않았다. 파4, 파5홀 티샷은 스푼이나 하이브리드, 롱아이언으로 구사했다. 티샷이 턱높은 벙커에 멈추면 1타 손해가 불가피하므로 아예 볼이 벙커에 미치지 못하도록 한 전략이었다. 미켈슨의 파4, 파5홀 티샷 평균거리는 275야드에 그쳤으나 페어웨이안착률(60.71%)과 그린적중률(63.89%)은 중상위권이었다. 벙커나 러프가 위협적이면 처음부터 그것을 피해가는 것이 방책일 수 있다.
◆승부는 쇼트게임이 좌우한다= 미켈슨은 예전부터 쇼트 어프로치샷과 퍼트를 잘 했다. 이 대회, 특히 4라운드는 ‘생애 최고의 라운드’라고 할만큼 두 요소는 빛을 발했다. 그는 나흘동안 그린을 놓친 26개의 어프로치샷 가운데 17개를 파(버디)로 연결했다. 스크램블링 65.38%로 이 부문 1위였다. 미켈슨은 또 “이 대회를 위해 퍼트 비법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의 뛰어난 그린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3라운드 때와 4라운드 때의 그린 컨디션이 달라 애먹었다”는 타이거 우즈와 대조된다.
◆준비를 잘 해야 결과도 좋다= 미켈슨은 브리티시오픈에 대비하기 위해 직전 주에 열린 스코티시오픈에 출전했다. ‘예비고사’를 본 후 ‘본고사’에 임한 것이다. 그 곁에는 아내와 세 자녀가 있었다. 21년을 함께 한 캐디 짐 본스 매케이, 그리고 코치 부치 하먼 등 ‘미켈슨 패밀리’도 힘이 됐다. 철저한 준비와 팀워크로 그는 메이저대회 5승째를 달성했다. 그 반면 우즈는 최종라운드에서 2년전 껄끄럽게 결별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지금은 애덤 스콧의 캐디)와 동반해 심리적으로 침잠됐고, 3라운드 선두로 메이저대회 첫 승을 노리던 리 웨스트우드는 최근 코치를 바꿀만큼 자신감이 없었다.
◆슬로 플레이어, 갈수록 설 땅 좁아진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는 3라운드에서 규정된 시간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1벌타를 받았다. 지난 4월 마스터스 때 관톈랑(중국)에 이어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슬로 플레이로 인한 두 번째 페널티 사례다. 세계골프를 관장하는 미국·영국골프협회는 슬로 플레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 치러지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이나 USPGA챔피언십에서는 물론 2016년 리우올림픽 때에도 플레이 속도에 신경쓰지 않으면 뜻밖의 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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