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가 오는 14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한 청문회를 계기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산층 세(稅) 부담 논란을 야기한 세제개편안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정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이 같은 공방은 10월 재·보선을 앞둔 사전 기싸움 성격도 있어 정국 교착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형식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수뇌부 회담 성사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해 이미 꼬여버린 정국의 해법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취임 100일을 맞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이미 당정청 협의를 거쳐 낸 결론으로 대단히 잘못됐다”면서 “세금폭탄저지 서명운동을 내일부터 시작한다”고 선전포고했다.
민주당은 주말인 10일 당원 총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개혁촉구 2차 국민보고대회’를 가진 데 이어 시민단체 주최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해 대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 문제를 장외투쟁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전날 촛불집회 참여에 대해 “민주주의 회복, 국정원 개혁이 많은 국민께 공감을 사고 있구나, 이것을 성취하려는 많은 국민과 당원의 열정을 확인한 자리였다”면서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장외투쟁 장기전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은 11일 국정원 국조가 정상화됐음에도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민생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전선 확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중산층 세 부담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이른바 ‘3450만원 기준선’을 높여 세 부담이 늘어나는 중산층을 아예 축소하거나 중산층의 평균 부담금액인 16만원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세제개편안을 중산층에 대한 ‘세금폭탄’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으로 이슈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정원 국정조사와 더불어 이를 고리로 대여투쟁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주중에 세금폭탄저지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주말에 또다시 촛불집회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14일로 예정된 ‘원세훈·김용판 국조 청문회’도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핵심 증인인 두 사람이 청문회에 아예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을 해도 증언을 거부할 경우, 민주당의 강력 반발 속에 국조가 다시 파국 위기를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