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10년 공들인 반도체까지 포기…위기설 진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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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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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동부가 김준기 회장의 애환이 서린 동부하이텍까지 내다 팔며 그룹 지키기에 나섰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시장의 우려 섞인 시선이 불식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 있는 자구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자칫 STX나 동양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동부는 오는 2015년까지 현재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을 2조9000억원대로 낮추는 등 각종 재무지표를 개선해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완전히 졸업하겠다는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 시간 끌면 진짜 죽을 수도…위기의식 팽배

동부는 17일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을 매각해 3조원 가량의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동부화재와 동부제철, 동부대우전자를 제외하고 매각 가능한 자산 대부분을 팔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키로 한 것도 그룹 차원의 자구책에 진정성이 담겨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보유 계열사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해 마련한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동부제철 유상증자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룹 오너의 재산까지 처분해 구조조정에 힘을 보탬으로써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상태에서 매년 구조조정을 통해 만든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지 않고 부채비율 250%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관사업 인수합병(M&A)에 우선 투자한 것이 위기설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과 매출액, 임직원 수가 획기적으로 늘었지만 오히려 재무구조 부실에 대한 우려만 커졌다"며 "STX와 동양 사태로 인해 주채권은행에서 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청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번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동부는 이번 자구 노력을 통해 현재 6조3000억원인 차입금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조9000억원으로 줄이고 부채비율은 270%에서 170%로 낮출 계획이다. 또 이자보상배율도 현재 0.14배에서 1.6배로 개선해 3년 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한다는 각오다. 

당분간 몸집 불리기를 지양하고 내실 경영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동부 관계자는 "향후 3~4년간 불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며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 체질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동부하이텍 매각 "뼈를 깎는 심정"

이번 자구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동부하이텍 매각이다. 동부하이텍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김 회장이 애착을 보였던 사업 분야다. 

김 회장은 정부의 지원 없이 그룹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을 일궈왔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는 지난 2004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에 그룹의 재무 위기까지 겹치면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동부하이텍을 매각하게 됐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반도체 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부는 동부하이텍이 보유 중인 동부메탈 지분을 처분하는 등 차입금을 대폭 축소한 뒤 시장에 매각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의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애정을 갖고 사업을 키워왔다는 건 업계 전체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동부 입장에서는 더 안타까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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