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타트' 삼성…이건희 회장이 던진 화두는 '자기혁신ㆍ한계극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1-02 14: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신경영 패러다임에서 탈피, 시장 선도자 위상 강화 주력

이건희 삼성 회장(가운데)이 2일 오전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의 손을 잡고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이재호ㆍ이혜림 기자 =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질(質)'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기 혁신'이라는 새로운 경영 화두를 제시했다.

지난 20년간 신경영을 통해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면 향후 10년, 혹은 20년은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기회와 시장을 창출해내는 시장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은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1800여명의 삼성 임원들을 상대로 그룹의 미래 비전을 설파했다.

이 회장은 "신경영으로 글로벌 1등이 된 사업도 있고 제자리 걸음인 사업도 있다"며 "선두 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며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품질 제일주의를 앞세운 신경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지만 이제 시장 환경이 바뀌고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회장은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며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자기 혁신이다.

그동안 삼성은 선두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는 방식의 경영 전략을 통해 성장했지만 이제 더이상 모방할 대상도 따라잡을 경쟁자도 없어졌다.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을 옭아맨 틀을 깨야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고독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산업의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 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시장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 확대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년하례식이 끝난 뒤 올해 투자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많이"라고 답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연구개발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두뇌로 만들어야 한다"며 삼성이 글로벌 1위로 도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R&D 부문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미래 비전을 확립한 삼성의 향후 행보에 재계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삼성이 자기와의 싸움을 시작했다"며 "이미 혁신에 익숙한 조직문화가 정착돼 있는 만큼 시장 선도자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해 국가 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