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를 피해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 요양을 하며 경영 구상에 몰두한 뒤 봄이 오는 3~4월이 돼서야 다시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수뇌부가 해외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을 만나 주요 경영 현안을 보고하는 '셔틀 경영'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9일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과 생일 기념 만찬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고 해외로 떠날 예정이다.
다만 이 회장의 출국 시기 등에 대해 삼성 측은 구체적으로 일정이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사례를 감안하면 10~11일 출국할 가능성이 높다. 행선지로는 미국 하와이가 유력하다.
지난해에도 이 회장은 1월 초 신년하례식과 생일 만찬 행사 등을 주재하고 11일 하와이로 출국해 요양을 했다. 이후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비즈니스를 챙기고 4월에 귀국해 출근 경영을 재개한 바 있다.
이 회장이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이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 1팀장(사장) 등 수뇌부는 수차례에 걸쳐 일본으로 건너가 투자계획 등 경영 현안을 보고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해외 체류 기간이 지난해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첫 해로 5월 미국 방문, 8월 10대 그룹 총수 회동 등 굵직한 행사들이 많아 이 회장이 국내에 자주 들어왔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이슈가 없어 귀국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해외 체류 기간 중 삼성의 미래 비전 수립에 부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경영 20주년이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올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사업구조 재편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출국 전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9일 행사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이 회장이 위기를 강조한 직후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실적이 안 좋게 나왔다"며 "9일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과 생일 기념 만찬에서 이 회장이 어떤 화두를 던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측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 삼성 오너 일가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010년과 2012년 참석했으며 이 부회장도 7년째 CES의 단골 손님이었지만 올해는 다른 일정으로 불참키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