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새해 들어 기업공개(IPO)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증시가 연일 부진함을 면치 못하자 중국 당국이 △보험사의 차스닥 투자 △국유기업의 자사주 매입 장려 △ 중국 국부펀드의 우량주 투자 등을 통한 떨어지는 주가 방어에 나섰다.
우선 중국 보험관리감독위원회(보감회)가 7일 통지를 통해 보험자금의 차스닥(創業板 창업판) 상장사 투자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지는 보감회가 내놓은 새해 '1호 문건'으로 당일 작성돼 당일 공표됐다. 이러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중국 당국이 떨어지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서둘러 보험자금의 차스닥 투자를 허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1월 기업 공개를 실시하는 기업 중에는 IPO 제1호 기업인 워우성우(我武生物)을 비롯해 안쿵구펀(安控股份), 둥팡왕리(東風網力), 촹이신시(創意信息) 등 차스닥 상장 예정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들 기업에 그 동안 금지됐던 보험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으로 향후 IPO 물량 부담으로 수급이 악화될 중국 증시에 유동성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보험사들도 투자경로를 한층 다양화함으로써 투자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중국 증권 당국은 최근 한 회의 석상에서 대형 국유기업이나 은행들에게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주요 대상은 주가순자산가치(PBR)이 1 미만인 상장사로 국한됐다.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으로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평가된 주가를 집중적으로 매수해 주가지수의 상승을 견인하려는 의도다.
지난 1개월 중국 증시에서 은행주는 평균 10% 가까이 폭락을 경험했다. 지난해 연초보다는 무려 30% 떨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마감가 기준 중국 본토 A주에 상장된 16곳 은행 중 핑안(平安)ㆍ닝보(寧波)ㆍ 민성(民生)ㆍ자오상(招商)ㆍ공상(工商)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의 PBR은 모두 1 미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밖에 중국 본토 증시가 연일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 산하 중앙회금(中央匯金)투자유한공사(이하 중앙회금)가 이틀 연속 20억 위안을 우량주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 투자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소문도 시장에 돌고 있다. 중국은 이전에도 중국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중앙회금을 통해 은행주를 공격적으로 매입하며 증시를 부양해왔다.
중앙회금이 매입한 ETF는 각각 상하이50, 상하이180, 상하이선전300 ETF로 모두 중국 본토 증시 대표 우량주로 구성된 펀드다.
이같은 당국의 증시 부양조치에도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침체돼 있는 상태다. 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98포인트(0.15%) 떨어진 2044.34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다 전날인 7일 약 1포인트 상승하더니 이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선전성분지수도 전날보다 4.17포인트(0.05%) 급락한 7802.14로 장을 마쳤다.
최근의 중국 주가 부진은 IPO 신규 물량이 수급에 따른 부담과 관련이 있다.
앞서 2012년 10월 상하이 증시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급락하자 IPO를 잠정 중단해버린 중국 증권업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2014년 1년여만에 IPO를 재개하기로 했다.
IPO 재개로 8일 2개사에 이어 오는 9일 2개, 10일 4개가 신규로 상장한다. 다음 주 13~17일에는 17개가 거래를 개시하는 등 신규 상장이 줄을 잇는다. 총 28개 기업이 IPO를 통한 예상 자금조달액은 약 85억 위안(약 1조5000억원)에 달하면서 중국 증시 수급악화에 따른 하락세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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