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83포인트(1.16%) 내린 1947.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발표된 중국의 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돈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PMI 예비치는 49.6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50.3과 기준선인 50을 모두 밑돌았다.
중국 자산관리상품(WMP) 부도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림자 금융’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됐다는 것.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발 악재에 중국 증시보다 한국 증시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는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하고 있는 183개 상장사의 2013년 4분기 영업이익은 27조4921억원으로 작년 말 예상치 대비 11.32%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가 지난해 영업이익 8조3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고 밝히자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내수 부진과 원화 강세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9.5%를 기록해, 10% 선 아래로 낮아졌다.
외국인은 현·선물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594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기관은 40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1991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5962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해 하락 압력을 넣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11억8300만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1840억9700만원 순매도로 총 1829억1300만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는 원화절상 탓에 투자메리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내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여전히 본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다수의 증권사가 1분기 내 1900선까지는 밀릴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임진균 센터장은 "시장이 단기간에 기술적 반등을 보이거나 추세적 상승구도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분기 내 1900선 근처까지는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2분기 이후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펀드 자금이 한국과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이창목 센터장은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으로는 최근 순유입돼 긍정적이다"며 "1분기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은 뒤 펀드자금 순유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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