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엘피다의 미국 마이크론 편입 등 세계 메모리 시장 재편의 영향으로 D램 가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고객사 재고 감소 등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예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보다 12.4% 가량 늘어난 최대 4조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 작년 中우시 공장 화재에도 연간 매출 사상 '최대'
SK하이닉스는 2013년 연간 매출액 14조1650억 원, 영업이익 3조38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SK그룹에 편입된 첫 해인 2012년 보다 매출은 39% 신장됐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조87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6%포인트 증가한 24%, 순이익률은 20%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수익성 중심의 제품 운영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했고, 시장구도의 재편 등으로 우호적 가격환경이 지속되면서 사상 최대의 연간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D램·낸드플래시·CIS 등 모든 제품의 매출이 성장했다.
4분기에는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환율 하락 등으로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8% 감소한 3조3680억 원,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3% 줄어든 785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328%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해 3분기 연속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순이익은 78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출하량은 우시공장 화재의 영향으로 전 분기대비 D램은 13%, 낸드플래시는 14% 각각 감소했다. 평균판매가격은 D램은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로 PC와 서버 D램 위주로 가격 강세가 이어져 1% 상승했고,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중심의 수요 둔화로 평균판매가격이 5% 하락했다.
재무안정성도 대폭 개선됐다. 2013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조7860억 원으로 전년말 대비 약 1조원이 증가했다. 차입금은 4조5500억 원으로 약 1조9000억 원이 축소됐다. 차입금 비율은 35%, 순차입급 비율은 13%로 전년말 대비 각각 31%포인트, 35%포인트 축소됐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우시 공장 복구 비용을 포함해 총 3조5600억원이 집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 올해, 예년 보다 시장 상황 좋다…"투자 확대할 것"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예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보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도 일반적인 '상저하고'의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상반기에 두 가지 변수가 있다"며 "지난 4분기에 나온 새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그래픽과 서버용 제품으로 1분기 수요가 지속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우시 화재로 인해 고객사의 재고가 PC용은 평균 50~60%, 서버용은 70~80% 가량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따라 상반기는 예년보다 좋고 하반기는 평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D램 출하량은 지난해 11월 말 우시 공장 정상화로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는 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중반대 성장을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설설비투자에 지난해(3조5600억원)보다 12.4% 가량 늘어난 약 4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 중 70%는 D램에 30%는 낸드플래시에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올해 이천 D램 신규 팹 건설에 7000억~80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총 투자 비용은 최대 4조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업분야별로는 올해도 반도체 수요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모바일 시장에 주력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D램은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20나노 중반급 제품에서 PC와 모바일 제품 사이의 공급시기 격차를 줄이고, 모바일 D램의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서버에서 채용이 시작되는 DDR4의 적기 샘플 공급과 TSV 기술을 적용한 HBM 제품 출시로 업계 선두의 D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16나노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과 함께 컨트롤러 역량 향상을 통해 응용복합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3D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샘플 공급을 시작해 연내에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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