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삼성 미래전락실 사장은 28일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대학총장 추천제로 인해 각 대학과 취업준비생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삼성이 이른바 ‘찾아가는 열린 채용’을 표방하며 전국 200개 대학 총장으로부터 인재를 추천받아 ‘준비된 인재’를 뽑으려던 계획은 일단 중단됐다. 또한 1995년 폐지 이후 19년 만에 부활시킨 서류전형 역시 중단키로 해 당분간 다시 도입하기는 쉽지 않게 됐다.
이 사장은 총장추천제에 대한 대학과 여론의 강한 반발에 대해 “(반응이) 이럴 것이라는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당초 총장추천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이 아닌 지원자의 희생정신, 인성 등 우리가 찾지 못하는 부분을 학교에서 찾아서 추천해 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것”이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논란이 일어나면서, 이 제도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성측은 “그동안 삼성 채용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 연간 20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고, 삼성 취업을 위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는 과열 양상이 벌어지며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 오로지 취업을 목적으로 한 스펙 쌓기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새로운 제도에 대해서 뜻하지 않게 대학 서열화, 지역 차별 논란 등이 일어나서, 이런 상황에서는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총학장추천제 뿐만 아니라 서류전형 등 모두 유보하는 것이다”면서도, “다만, 당초 채용제도 개편안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던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채용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해 가겠다”고 전했다.
다만, SSAT 내용 개편은 논란이 된 채용제도와 직접 연관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은 학벌·지역·성별을 불문하고 전문성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한다는 '열린채용' 정신을 유지하면서 채용제도 개선안을 계속해서 연구, 검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제도개편에 대한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님, 당장 올 상반기 채용은 작년과 동일한 제도로 운영할 예정이다”며, “어떤 제도든 취지가 좋다고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언제까지 제도를 새롭게 마련하겠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좋은 의견을 주시면 연구, 검토하는 과정에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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