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이산상봉과 주판알 튀기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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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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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1만원으로 짜장면을 세 그릇 사 먹는다면 한계효용이 점차 체감하게 돼 그 대신 탕수육을 시켜 먹든가, 영화를 보고 햄버거를 사 먹든가 하는 등의 소비방식으로 최대 효용을 추구할 수 있다. 소비가 늘어날수록 만족도가 줄어드는 현상을 경제적 관점에서 '한계효용'이라고 한다.

북한이 세 번째 짜장면을 언제까지 맛있게 먹을까. 북한이 주판알을 튀기고 있다.

정부가 27일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맞는 최적의 날짜를 북한에 알렸다. 지난주 북한이 설이 지난 뒤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자고 제의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이 이날 우리측 요구에 동의한다면 3년 4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재개돼 200여명의 남북 이산가족들이 60여개월 만에 혈육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유화정책은 결국 바닥난 독을 채우기 위한 '돈줄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마식령스키장과 각종 놀이장 등 전시시설 건설 등으로 어려운 재정과 유엔 대북제재, 대외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이산가족 상봉을 갖고 나왔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등 대화·평화공세를 펴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실제로 그간 이산가족 상봉행사 제안 때마다 대가를 요구해 왔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외환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은 그동안 대외원조, 마약 판매, 밀수, 무기 판매 등에 의존해 왔지만 이런 것들이 힘들어지면서 한국을 돌파구로 삼아 평화공세를 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순차적으로 돈이 도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경제적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는 북한이 상봉행사가 임박해 또다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번복,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여기까지 생각하고 북측과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장사꾼은 주판알을 튀기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면 물건을 안 팔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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