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체크카드는 지난해 12월 기준 9조2000억원의 승인금액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월대비 21%나 급증하는 등 지난해 6월 이래 매달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카드 대비 체크카드 비중도 1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용카드는 80.9%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신용ㆍ체크 카드의 소득공제율 격차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발급된 체크카드가 1억장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 가운데 체크카드 시장은 은행과 연관된 카드사들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체크카드 발급 및 이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농협체크카드 결제금액은 14조8000억원으로 19개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KB국민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4조10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신한카드 11조3000억원, 우리카드 8조5000억원, 기업은행 5조2000억원, 하나SK 3조1000억원 순이었다.
은행과 연관된 카드사에 몰린 이유는 체크카드 발급창구인 은행 점포수와 관련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의 점포수는 2380여개다. 고객들은 대부분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기 위해 체크카드를 만든다. 은행 역시 체크카드 고객은 같은 계열 은행이 파는 다른 상품의 주요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발급을 장려해왔다.
그러나 오는 17일부터 3개월간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점포에서도 체크카드를 발급할 수 없게 되면서 이들 은행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체크카드가 없다면 굳이 해당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3월은 신입사원이나 대학교에 입학하는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영업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지만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3개월이지만 해당 은행 입장에서는 신규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대목을 놓치게 된 셈이다”며 “반면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3, 4위인 신한카드(은행)과 우리카드(은행)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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