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년 만에 국내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되찾은 반도체는 올들어서도 두 자릿수의 수출 신장률을 나타내며 무역흑자를 이끌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월 반도체 수출은 46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신흥국 불안과 엔저 악재를 이겨내고 달성한 실적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덕분에 국내 ICT 수출도 131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0.2% 소폭 증가율을 수성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13.3%의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ICT 수출의 사상 최대치 달성(1694억 달러)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면서 국가 전체 수출의 10%가 넘는 약 571억5000만 달러의 수출액으로 석유제품을 제치고 수출 품목 1위 타이틀도 탈환했다.
글로벌 선두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쾌조의 실적으로 수출 활황에 큰 몫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37조4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3% 증가해 수출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반도체 수출액을 공개하지 않아 대략적 수치만 가늠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약 13조원을 수출해 전년(약 9조4000억원)보다 무려 38% 정도 증가한 괄목할 수출 신장을 이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해 수출액이 33조원 이상이라고 가정하면, 지난해 국가 전체 반도체 수출액(약 61조원)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75%를 넘을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양사의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도 지속 증가해 단순히 수출의 공을 업황 개선 덕으로 돌릴 수도 없다.
아이서플라이 조사에 따르면 세계 2위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이 2008년 6.5%에서 지난해 10.5%까지 성장해 14.8%의 1위 인텔을 맹추격 중이다. 특히 지난해 인텔은 전년(15.7%)보다 점유율이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유지했다.(2012년 10.3%)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고속성장과 더불어 모바일용 D램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모바일AP 경쟁력을 토대로 시스템반도체 수출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소속된 지 2년여 만에 사상최대실적과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룹의 수출 2년 연속 600억 달러 초과 달성도 견인해왔다.
한편, 반도체는 올해 글로벌 수급 개선에 따른 단가 하향 조정이 예상되나, 중저가 모바일 기기 시장의 지속적 성장과 스마트 기기의 고용량 메모리 탑재 등으로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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