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1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화학물질 사고 제재 완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의 하위법령 추진계획을 이 같이 보고했다.
계획에 따르면 화학사고로 인한 과징금 부과·영업정지 등의 처분을‘위법행위의 효과가 미치는 범위’로 한정했다. 이는 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해도 사업장 전체가 아닌 사고 발생 제조라인·생산공장만 제재되는 축소방안이다.
다만 공장·생산라인·플랜트 등 영업정지의 구체적 범위는 올 4월까지 정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화학물질 사용 실태와 시설·공정 등 업종별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현장 실사를 거칠 예정이다.
특히 화학물질 사고 발생에 따라 영업정지와 같은 효력을 지닌 과징금 부과도 전체 사업장이 아닌 사고 관련 라인·공장의 매출액을 기준키로 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연구개발용 화학물질 등록을 면제하고 대신해 화학물질 안전관리·이송계획서를 제출하는 관리 장치를 뒀다. 따라서 1톤을 넘지 않는 신규 화학물질은 신청자정보·식별정보·용도·노출 정보 등 4개의 제출 자료로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시행령 제정안과 별도로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 ‘산업계 지원단’을 설치하고 화학물질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중소업체 중심의 교육 및 컨설팅이 운영된다.
이에 대해 환경 전문가들은 “밖으로는 위험물질에 대한 경각심은 재차 강조하면서 안으로는 오히려 축소 완화해주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화학물질 사고에 따른 책임은 규제가 아닌 산업 피해의 안전 국가를 지향하는 선진국임에도 행정처분 기준을 낮춘건 정부 스스로가 선진국 권위를 내려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관법·화평법 하위법령과 관련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가 진행중인 사안"이라면서 "협의 과정에서 일부 관련 내용이 변경될 수 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화평법·화관법 시행령을 놓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화학물질은 엄격히 관리하고 새로운 환경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며 “업체 규모를 고려해 등록기간·제출자료 등 규제 수준을 차등화하고 위법행위의 정도와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행정처분 기준을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