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한인들에게 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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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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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쌀은 신석대시대인 7000여년전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에서 벼농사가 시작된 것은 4300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경기도 고양군 가와지 유적지 신석기 시대 토층에서 발굴된 볍씨 4개가 최초의 쌀로 기록되어 있다.

1000여년전인 통일신라시대때부터 쌀의 생산량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좁쌀이 일반인들의 주요 곡물이었고 쌀은 귀족들이 먹는 것으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와서야 쌀의 생산량이 좁쌀보다 많아지면서 쌀은 한국을 대표하는 곡물로 자리잡았다.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쌀을 많이 먹고 있으며, 각종 술과 떡 등 쌀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되어 왔다.

미국에 정착한 한인들에게도 쌀은 밥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곡물이다. 아무리 서양음식이 사방에 널려 있어도 한인들은 하루 한끼라도 밥을 먹고 나서야 ‘제대로 먹었다’고 한다.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곳의 상점에는 어김없이 쌀이 있고, 한국쌀 브랜드와 벼품종도 제법 많다. 떡집도 곳곳에 잇고 미국인들마저 비빔밥과 초밥 등에 입맛을 들여 쌀밥을 많이 찾고 있는 추세다.

미주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쌀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가끔 한국이나 일본에서 들여온 쌀이 있지만 대부분은 미국에서 재배되고 있다. 우리가 소위 ‘알랑미’라고 알고 있는 쌀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 쌀을 비롯해 한인과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소위 ‘끈적한 쌀(sticky rice)’도 캘리포니아에서 재배 및 가공, 그리고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캘리포니아 쌀이 날씨 때문에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최대의 농산물 생산지인 캘리포니아는 극심한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농민들이 경작을 포기하는가 하면 가축들을 먹일 사료는 물론 주민들의 식수까지도 메말라 가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가축손실 보전과 저수시설 개축 등을 위해 1억6000만 달러 상당의 연방정부 긴급 지원 계획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앞으로 2-4개월 내에 비가 오지 않으면 2500만명의 주민들이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단수조치와 함께 식수차로 배급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주 지역의 쌀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주요 생산지인 캘리포니아가 가뭄 때문에 경작이 어려워지다 보니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주내 정미소의 쌀값은 이미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제 소매점의 가격이 껑충 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멀리 않았다는 관측이다.

미주 한인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형 식품도매업체인 니시모토 관계자는 최근 정미회사가 쌀값을 30% 이상 올렸다고 밝혔다.

정미회사가 공급하는 쌀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파운드짜리 한 포에 6달러 하던 것이 9-10달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각 마트에서 미리 사놨던 쌀이 떨어지면 소비자가격도 금방 급상승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1-2달러 가격이 오른 마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쌀값이 오를 것을 이용해 상인들이 중간마진을 높이는 조작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쌀은 콜레스트롤을 낮추는 효과 뿐만 아니라 항상화, 혈압조절, 그리고 당뇨와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의 가뭄으로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한인들의 밥상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란 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고향으로부터 이억만리 떨어진 머나 먼 미국 땅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이 쌀밥을 먹고 ‘밥심’으로 활력 넘치는 이민생활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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