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혁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실장은 최근 발간한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급성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중국에서는 2015년까지 8개의 라인(한국기업 2개 포함)이 가동될 예정"이라며 "2017년부터 중국의 8세대 생산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 실장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의 생산능력은 60% 대 20%로 한국이 약 3배 크다"면서도 "2016년 말 기준 LCD 8세대 생산능력은 한국과 중국이 42% 대 41%로, 향후 2년 내에 규모 면에서 중국이 한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 LCD 투자는 지난 2011년 이후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총설비투자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1년 37%에서 2013년 53%로 급증했다.
특히 향후 경쟁판도를 예측할 수 있는 중국의 LCD패널 생산능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51% 증가했다. 지난해 전세계 시장의 11.4%를 차지했던 중국의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2015년에는 2013년 대비 8.7% 포인트, 2017년에는 14.9% 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의 비중은 같은 기간에 각각 5.7% 포인트, 9.9% 포인트 감소해 그동안의 절대적 위상이 퇴조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최근 중국 업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BOE의 경우 현재 구축 중인 허페이 B5와 오르도스 B6 라인에서 올해 상반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어 베이징 B7과 청두 B9 라인에서도 OLED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한국기업의 독점 분위기가 형성됐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 시장에도 BOE·CSOT·EDO·Tianma·Visionox 등의 중국 기업이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양산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급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국은 12.5계획에서 디스플레이 자급률 목표치를 수량 기준 36.4%(2013년)에서 80%(2015년)로 설정하고 단기간의 생산라인 대량 건설 정책을 채택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32인치 이상 LCD 관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하고 핵심부품인 편광판 관세율도 4%에서 6%로 인상했다. 이와 함께 LCD부문의 영향력이 큰 8세대 이상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외국기업의 시장진입도 제안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중국의 급성장을 새 기회로 활용하고 10년 후 한국 기업의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고객 확보·차세대 신기술 개발과 함께 산업개념을 재정립하는 장기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향후 10년 후에도 한국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LCD에 대한 선제적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초고정밀화→저소비전력화→ 플렉시블화 등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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