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임대 과세' 찬물… 때 아닌 3월 거래절벽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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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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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 완화 효과로 늘었던 거래량, 매수자 관망세

  • 강남 재건축 가격 하향 조정, 일부 상승폭 둔화 전망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부동산 비수기인 12~2월에나 발생하던 거래절벽 현상이 이사가 한창 시작되는 3월에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굵직굵직한 부동산 규제완화로 얼어붙었던 매매시장에 차츰 온기가 돌기 시작했으나 최근 정부의 임대 과세정책이 나오면서 본격 회복세를 타야 할 봄 성수기에 되레 거래위축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국토교통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주택 매매거래 시장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거래량 증가 및 시세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4만7288건) 대비 66.6% 증가한 7만8798건으로,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도 5만8846건이 거래돼 전년 동월과 비교해 117.4%나 증가했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1~2월 6만133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4%나 늘었다. 특히 서울(1만9845건)과 강남3구(3551건)는 같은 기간 각각 165.6%, 195.9% 급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 등 규제완화와 취득세 영구인하 등의 조치가 맞물리면서 매매심리를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과 2013년 1월의 경우 전년 말에 취득세 한시 감면이 종료되면서 주택 거래량이 각각 2만8694건, 2만7070건으로 크게 감소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여러 조치가 효과를 내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드디어 시장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분석까지 가세하며 기대감을 더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임대소득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된 이후 시장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던 기조가 돌연 바뀌면서 소득 노출 등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 등 구매력을 갖춘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3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올라 2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일주일 새 0.03%포인트 작아졌다. 서울·수도권(0.14%)의 경우 상승폭은 0.02%포인트 줄었고, 특히 서울 한강 이남(0.05%)은 0.07%포인트 낮아졌다.

박병희 감정원 연구원은 "매도호가(부르는 값) 상승에 따른 부담도 있지만 서울 강남지역은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매수세가 멈추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며 "임대 과세 우려가 불거지면서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수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파트 시세도 상승세를 보이다 약보합세로 선회하며 주춤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6.6㎡)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8억원 후반대까지 호가가 올랐지만 최근 들어 500만~1000만원 하향 조정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주택 전세까지 과세한다는 방침 때문에 주택 매수를 고려하던 수요자들의 문의가 대부분 끊긴 상태"라며 "과세방침이 확정되면 주택을 내놓겠다는 집주인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가락동 시영아파트(전용 40㎡)는 1~2월 5억2000만~5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5억1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잠실엘스(전용 59㎡)는 2월 7억4500만원에서 최근 1500만원 떨어진 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천동 파크리오(전용 84㎡)는 같은 기간 8억~8억3000만원에서 7억9000만~8억2500만원으로 내렸다. 고덕동 주공2단지 역시 2월 최고 4억원 선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3억8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회복세로 충만하던 거래시장이 정부발 악재로 뒷걸음질치자 전문가들은 본격 성수기인 3월에 침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WM PB팀장은 "주택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추격 매수세가 붙고 시장이 호전세를 보일 타이밍인데 과세논란이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며 "일부 사업이 활발한 재건축단지를 제외하면 거래 감소와 상승폭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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