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은행들에 대한 볼커룰 규제를 완화했다.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처분하는 기간을 늘려준 것이다.
볼커룰은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으로 CLO 투자 금지도 포함된다. 즉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기자본 등으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연준은 볼커룰에서 CLO 처분 기간만 2년 이상 연장해주기로 했다. 볼커룰은 내년 7월부터 발효된다. CLO 처분은 2017년 7월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이번 연장이 은행들의 잠재적 손실을 줄일 수 있으나 리스크를 해소시키진 못한다는 평가다. 시한이 길어졌지만 CLO 관련 자본을 소화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업계는 연준 등 당국에 CLO에 대해선 면제를 해달라고 요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증권금융산업시장협회의 케네스 벤트센 대표는 "당국이 규제를 폭넓게 완화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협회는 규제당국이 복합적이고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번 연장 발표가 규제당국이 업계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률업계도 규제당국이 은행에게 CLO 분야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은행들이 만기 전 CLO 증권을 매각하면 막대한 손실을 감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소규모 은행들은 볼커룰 때문에 입을 손실액은 6억 달러에 달한다고 불평했다. 신탁우선증권(TruPS) 부채담보증권(CDO) 자산도 위험한 투자로 규정, 이들 은행들은 이를 팔아치워야 한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은행들이 고위험 파생상품인 CDO와 CLO를 매각하면 은행의 손실액이 최대 36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볼커룰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에 CLO 판매가 2007년 5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지난달 팔린 CLO는 108억 달러 상당이다. 지난 2007년 5월에는 최고치였던 108억2000만 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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