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기의 필담] ‘거미맨’의 어메이징한 흥행비법은 스크린 독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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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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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외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에 거미줄을 치고 내려올 생각을 않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지난 23일 개봉 첫날부터 강세를 보였다. 세월호 참사와 기말고사 기간이 겹치면서 영화 관람객 전체 파이가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졌지만 ‘거미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3일 19만 860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24일 17만 5158명, 3일차 금요일에는 24만 6981명.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 각각 53만 3197명, 51만 5992명 등 흥행세를 이어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이전에 1위였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22일 2만 1728명에 그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다.

‘거미맨’의 흥행비법은 스크린 독과점에 있다. 22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486개관에서 1934회 상영된 것에 비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1145개 스크린에 5469번 걸렸다. 토요일 26일에는 1312개관으로 영향력을 넓혔으며 6556번이나 관객들을 유혹했다.
 

[사진=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스틸컷]

영진위 공식통계에 따르면 영화의 스크린수는 개봉 첫 주말을 기준으로 한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아바타’(1362만4328명)는 2009년 전국기준 912개의 스크린에 걸렸다. 스크린수 최고 기록은 2011년 개봉한 ‘트랜스포머3’로 전국에서 1409개 스크린을 점령했다. ‘아이언맨3’가 1380개로 2위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은밀하게 위대하게’(1341개)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스크린 점유율로 따지자면 26일이 30.8%였으며 상영 점유율은 48.3%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상영된 영화 횟수의 절반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차지였다는 의미다.

‘거미맨’의 어메이징한 흥행비법이 스크린 독과점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재미가 없는데도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흥행 중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재능도 없이 돈을 이용하거나 연줄을 타고 국가대표로 발탁된 운동선수는 제 역할을 못하고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스크린 독점으로 인해 다른 좋은 영화들이 영화관람 피크 시간대에 편성되지 못함에 따라 다양성이 훼손되고, ‘결국 볼 영화가 없어서 ‘거미맨’을 봤다’는 얘기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되는 영화’를 미는 복합상영관들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최소한 괜찮은 시간대에 다양한 좋은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진정한 영화계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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