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오너 경영자인 김영진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해 5억4900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이는 한독 직원 평균연봉인 5500만원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진 회장을 비롯해 등기이사 3명에게 총 11억8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하루 실적과 싸우고 있는 직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샐러리맨 신화가 배출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성과와의 연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대표를 비롯해 한독의 등기이사들이 '성과에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당연한 귀결에 역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한독은 급여와 상여 등 구체적인 구분없이 근로소득으로 소득 내역을 보고해 주주들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업보고서 자료는 5억원 이상 개별보수와 산정기준 및 방법을 공시할 때 이를 회사 자율에 맡긴다는 제도를 편법으로 활용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소 항목만 기재해 실제로 어떤 기준, 어떤 방식으로 보수 총합이 구성됐는지 알 수 없어 책정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거세다.
가장 큰 문제는 한독의 영업이익률과 부채비율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경영은 악화되고 있지만 오너 일가의 뱃 속만 채우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감소했다. 2011년 3331억원을 기록했던 매출도 지난해 3279억원으로 급감했다. 당뇨·고혈압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한독의 주력 품목이자 대형 당뇨 치료제인 ‘아마릴’의 매출도 최근 들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고혈압 치료제 역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마릴의 213년 매출은 510억원으로 2011년(744억원)과 비교해 30% 이상 급감했다. 2012년(575억원)보다는 11% 줄어든 수치다.
아마릴의 부진은 특히 내수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아미릴의 지난해 국내 판매 실적은 전년보다 13% 줄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6% 감소했다.
고혈압 치료제도 힘을 못쓰고 있다.
한독의 대표 고혈압 치료제인 ‘테베텐’의 매출액은 2011년 189억원에서 2012년 152억원, 2013년 134억원으로 3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또 다른 고혈압 치료제인 ‘트리테이스’는 같은 기간 128억원, 97억원, 92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다. 또 ‘무노발’과 '트르아핀’의 지난해 매출은 2011년과 비교해 각각 39%, 28% 감소했다.
여드름 치료제 ‘크레오신티’ 역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크레오신티 매출액은 13억원으로 전년(38억원)보다 64%나 축소됐다. 2011년(45억원)과 비교하면 70% 급감한 수치다.
혈류개선제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트렌탈’와 ‘케타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1년과 비교해 각각 51%, 38% 역신장했다.
핵심 의약품 실적이 급감하면서 한독의 2013년 의약품 제조·판매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6% 하락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본연의 업무인 제약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식 등 기업투자 업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다 낭패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기업문화는 오너 경영자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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