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베트남간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고위급 관료가 중국을 방문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가능성도 제기돼며 중국과 베트남간 분쟁의 해결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홍콩 다궁왕(大公網)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이하 아시아신뢰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의 저명한 여성 정치인 응웬 티 조안 국가부주석이 중국을 방문한다.
베트남 측은 성명을 통해 “응웬 티 조안 국가부주석이 상하이 아시아신뢰 회의에 참석한다”며 “베트남 측 대표가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베트남의 지역 및 국제 사무에 대한 책임감과 선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인근 해역에 중국이 원유시추 시설을 설치하면서 베트남과 충돌한 이후 베트남 고위관료의 첫 방중이다. 앞서 베트남은 반중시위 이후 호 쑤언 선 베트남 외교부 차관을 중국에 파견해 중국 측과 반중시위 이후 업무처리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올해 63세인 베트남 최고위급 여성 정치인 응웬 티 조안 부주석은 지난 2011년 당시 중국 국가부주석 신분이던 시진핑 주석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회동하기도 하는 등 친분도 있다.
이에 따라 그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중국과 베트남간 갈등의 해결 실마리를 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인 시 주석이 관례에 따라 회의 참석 각국 대표와 회동할 것이며 베트남 측 대표와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베트남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이 회동의 격식을 낮춰 시 주석이 아닌 다른 정부 관료가 베트남 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베트남내 격렬한 반중시위로 중국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중국은 베트남에 대한 대응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양국 간 교류 계획을 일시적으로 부분 중단하겠다며 베트남에 대해 일시 여행금지령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인 19일엔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적인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세수위를 끌어올렸다.
베트남내 반중시위로 자국민 신변이 위협받자 중국은 자국민의 베트남 철수도 서두르고 있다. 베트남 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노동자 4000명이 반중(反中) 과격시위를 피해 19일 추가 귀국했다. 앞서 17일에도 3000여 명이 현지 중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이미 중국으로 귀국했다.
한편 19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장관은 중국-아세안 국방장관 회의에서 풍 꽝 타잉 베트남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이 역사를 존중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계속 잘못을 저질러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베트남 국방장관도 "베트남 당과 정부와 군은 중국과 우호단결관계 발전을 중시한다며 베트남 군은 형세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 중국과 소통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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