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급표시가 돼 있는 롯데카드 메인홈페이지(위)와 알리안츠생명 메인홈페이지.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민원발생평가에서 5등급(불량) 판정을 받아 홈페이지와 영업점에 '빨간딱지'를 게재하고 있는 금융사 중 롯데카드와 알리안츠생명이 홈페이지 등급표시에 '꼼수'를 부리고 있다. 5등급 표시로 회사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노출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민원발생평가에서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은 금융회사 17곳이 전국 3000여개 지점에 붉은색 불량 딱지를 붙여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민원 감소를 위해 해당 금융사에 불량 딱지는 물론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도 등급 표시를 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메인 홈페이지에 '2013년도 금융감독원 민원발생평가 결과 롯데카드 등급 5등급(불량)'이라는 팝업창을 만들어 놓긴 했으나 하단에 '한 달간 그만보기'라는 체크란도 함께 생성돼 있다. 이 버튼을 누른 회원은 한 달간 롯데카드 메인 홈페이지에서 등급표시 창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외국계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은 아예 롤링배너를 활용해 메인 홈페이지의 등급표시를 슬라이드 형식으로 제작했다. 메인 화면과 다양한 상품 및 이벤트 설명이 슬라이드 형식으로 차례로 흘러가는 방식이어서 고객에게 등급표시가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이들 금융사가 이같은 꼼수를 부리는 것은 민원평가 5등급이라는 불량 딱지가 자칫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영업점포에 딱지 부착을 의무화했을 때에도 금융회사들의 반발이 심했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금융회사들은 금감원의 지시에 따라 팝업창 혹은 배너를 통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등급표시를 해놓고 있다. 따라서 롯데카드와 알리안츠생명의 이같은 꼼수는 동일 등급 판정을 받은 타 금융회사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알리안츠생명측은 "홈페이지 시스템 상 팝업기능 구현이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롤링배너를 통해 첫 화면에 게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홈페이지 시스템 특성상 등급표시를 하는 방식이 회사별로 다를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종의 징벌 성격인 등급표시가 회사마다 노출정도가 다르다면 정석대로 표시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