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13)] 신 실크로드 시작점 – 천년고도 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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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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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2100년 역사를 가진 실크로드를 되살려 신 실크로드를 구축하자. 태평양에서 발트해까지 연결통로를 만들고 이를 동유럽과 서남아시아까지 확장해야 한다.”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제시한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이다. 2100년 전 비단무역 등을 꽃 피웠던 고대 동서양 교역로 실크로드(6400㎞)의 현대판이다. 비단길은 중국 중원지방에서 시작돼 중앙아시아, 이란 등을 거치는 길이자 정치·경제·문화까지 이어줬던 통로다.그리고 이러한 신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새로운 기점이 되겠다며 가장 먼저 나선 곳이 바로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이다. 과거 구 실크로드 중심지였던 시안이 이제 신 실크로드 시작점으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중국의 100년을 보려면 상하이로, 1000년을 보려면 베이징으로, 2000년을 보려면 시안으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에게 시안은 천년고도로 잘 알려져 있다.

시안은 서주(西周), 진(秦), 전한(前漢), 신(新), 서진(西晋), 전조(前趙), 전진(前秦), 후진(後秦), 하국(夏國), 서위(西魏), 북주(北周), 수(隋), 당(唐)까지 13개 왕조의 수도였다. ‘장안의 화제를 모으다’는 말은 바로 중국 당나라의 번화한 수도였던 장안(지금의 시안)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후 원, 명나라는 베이징을 수도로 삼았다. 명 태조 주원장은 도시 이름을 ‘서쪽을 평안하게 하라’는 뜻에서 시안으로 바꿨다.
 

시안시 전경.

손오공과 현장법사의 이야기가 깃든 대안탑, 당 현종과 양귀비가 비극적 사랑,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의 릉과 병마용갱, 그리고 초호화궁전 아방궁, 중국 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제2 국공합작의 계기가 된 시안사변 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이 모두 이곳 시안에서 탄생했다.

옛 영화를 가득 담고 있는 시안이 오늘날 중국 서부대개발 전략과 함께 신실크로드 경제벨트 중심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미래를 향해 다시 용트림하고 있다.

2009년 관중(關中)-톈수이(天水) 발전계획을 마련해 시안을 중국 주요 과학기술연구 허브로 선정한데 이어 올해 중국 국무원이 시안과 셴양(咸陽)을 함께 묶은 시셴(西咸)신구를 국가급 신구로 지정해 서부대개발의 중심지로 삼고있다. 시안의 매년 경제성장률은 2011년 14.9%, 2012년 11.8%, 2013년 11.1% 등 경기 둔화 속에서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시안을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신(新)실크로드의 허브(중심지)로 만들고 있다.

현재 시안을 관통하는 고속도로는 모두 17개, 2015년까지 고속도로 거리를 총 500km 이상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안 기차역도 현재 확충공사가 진행 중이며, 시안~바오터우, 시안~우한, 시안~충칭을 잇는 고속철 건설도 준비 중이다.

시안의 셴양 공항도 현재 나날이 급증하는 여객 물동량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제3터미널을 증설하고 있다. 또한 시안~모스크바, 시안~알마티, 시안~파리 등 국제 노선도 속속 개통했다. 시안이 베이징, 상하이에 이은 중국 세 번째 국제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도 속속 시안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삼성이 시안에 7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공장 설립한 것을 계기로 시안은 중국의 IT산업 메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예로부터 시안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었다. 신라 시대 승려 혜초는 4년간 인도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여행을 마치고 시안에 돌아와 ‘왕오천축국전’을 마무리했다. 신라 시대 문장가 최치원은 장안에서 유학하며 이름을 날렸다. 또한 과거 일제시대 임시정부 산하 광복군이 시안에 총 사령부를 설치했다. 지난해 6월 시안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요청에 중국은 이곳에 광복군 기념비와 기념공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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