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4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을 놓고 맞붙은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26일 서울시장 TV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안전 공약과 반값 등록금, 색깔론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다.
박 후보가 기조연설에서 “낡은 생각 낡은 가치와 결별해야 한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라고 포문을 열자 정 후보는 “저는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2002년 월드컵, 세계 일류 기업을 키워나간 경험이 있다. 시장이 되면 박근혜 대통령과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먼저 이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안전 공약’을 놓고 설전을 펼쳤다.
박 후보는 서울시의 안전예산이 감소됐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지난 2년 8개월 동안 복지와 안전, 일자리를 3대 목표로 삼았다”며 “지하철 안전예산도 35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지하철 사고와 관련, “어떤 비판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한 뒤 “지하철 전면 교체 비용으로, 3년간 5조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정 후보는 “서울시 안전예산은 전임 시장보다 1000억원 줄었다”고 맹공을 날린 뒤 “박 후보는 서울시 안전 예산이 0.6% 늘었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질 논란에 대해 “박 후보 시장 취임 직후 2012년 12월 하루 20시간 돌리던 환기시설을 15시간으로 줄였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반값 등록금과 관련해선 박 후보가 “굉장히 놀라운 발언을 하셨다. 아직도 대학 등록금 싸다고 생각하시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후보는 “제 발언을 의도적으로 거두절미하고 왜곡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많은 대학들이 반값 등록금을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앙에서 매년 2조원씩 지원을 받는다. 정부와 (시가) 반값 등록금을 상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반값 등록금은 대학생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릴 시간을 줄이게 돼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베이비부머다. 베이비부머는 우리 사회의 견인차인데, 요즈음 그분들이 (등록금 때문에) 죽을 맛”이라며 “자식 둘을 대학 보내면 (연간) 2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반값 등록금 추진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토론회 중반 이후 색깔론 문제가 불거지자 후보 간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 후보는 은평의 질병관리본부 수의계약 의혹과 관련해 “관련법을 어겨서 전부 수의계약으로 입주하고 불법적으로 지원금을 줬다”면서 “법 조항을 악용해서 전부 수의계약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우파, 좌파하지 않고 시민파라고 할 정도로 정말 평등하게 형평에 맞게 단체들을 예우하고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거듭 “21세기에 이념공세와 색깔론 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운 뒤 “저는 우파 단체와도 친하게 지냈다. 서울시장 자리는 갈등 조정, 통합적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는 27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회 등에 참석한다.
박 후보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간담회를 이어가며 노동계 표심 공략에 나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