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작이 많은 것은 빅데이터 분석 아래 소비자층이 세분화되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론 제품 수명주기가 짧아지며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의 차세대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05가 양산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를 탑재한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당초 스냅드래곤 805는 연말 갤럭시노트4에 처음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에 스냅드래곤 805를 탑재하고 디스플레이까지 기존 FHD에서 QHD로 업그레이드한 고급형 제품을 곧 공개할 전망이다. 이 제품은 국내 이동 통신사들이 광대역 LTE-A를 개시하는 오는 19일, 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최초의 단말기로 알려지고 있다.
LG전자도 광대역 LTE-A를 지원하기 위해 스냅드래곤 805를 탑재한 G3 변형 제품을 내달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또 지난 3일 미국 상표청에 G프라임, F프라임, L프라임, W프라임 등 다수 상표등록을 신청해 향후 G·F·L 시리즈를 잇는 고급 변형 제품의 출시가 예측 가능하다. W프라임의 경우 아직 출시되지 않은 윈도폰8.1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된다.
◇내년 초, 더 센 것들 온다
이처럼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다양한 변형 제품이 나오는 것은 올 들어 특히 두드러진 현상이다. 제조사들이 △지역별, 고객별 특성에 맞게 시장을 세분화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인기를 이어가면서 △경쟁사의 후속작을 견제하려는 목적에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야외활동이 잦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갤럭시S5 액티브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갤럭시S5와 성능은 같은데 충격에 강한 보호커버가 후면에 부착된 것이 특징이다.
모토로라의 경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모토 X의 인기가 떨어지자 최근 미국에서 64GB 모토X(기존32GB)를 새롭게 내놨다. 또 지난달 인도에선 디자인만 바꾼 모토X 뱀부(대나무 후면 커버)를 선보였다.
이 같은 변형 제품은 플래그십의 완성도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제품 수명주기를 단축시키는 단점이 있지만,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갤럭시S5를 견제하기 위해 G3를 앞당겨 출시했으나,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곧바로 후속작을 내놓게 됐다”고 지적했다.
퀄컴은 내년 초에 스냅드래곤 805를 뛰어넘는 808과 810을 양산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다시 많은 스마트폰 신작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냅드래곤 810은 UHD를 지원해, 최근에야 겨우 QHD 시대로 진입한 제조사들이 쉬어갈 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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