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일본 증시가 2분기 들어 급반등하며 주목받고 있으나, 아베노믹스 연착륙을 확인하기 전까지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아베 신조 내각이 법인세 인하와 후생연금펀드(GPIF) 개혁을 비롯한 아베노믹스의 2차 성장전략을 내놓으면서 일본 증시가 강세로 돌아섰지만, 의구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무제한 양적완화 효과가 갖는 본질적인 한계로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니케이지수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6.03% 하락했으나, 4월 14일 바닥을 친 이후부터 보면 10.05% 반등했다. 토픽스지수도 마찬가지로 11.54% 올랐다.
이은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소비세를 전격 인상하면서 우려가 많았으나, 심각한 내수위축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2차 성장전략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1분기 낙폭이 컸다는 인식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한꺼번에 올렸다. 일본 증시는 이를 앞뒀던 1분기에만 8%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일본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1.9%를 기록하면서 잠정치(1.5%)를 뛰어넘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성장률도 6.7%로 잠정치(5.9%)와 전망치(5.6%)를 모두 앞서고 있다.
1조3000억 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GPIF가 주식 투자비중을 12%에서 20%로 늘린다는 점도 호재다. 여기에 현행 36% 수준인 법인세율을 30% 이하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2차 성장전략까지 나오면서 증시에서 급반등이 연출된 것이다.
반면 아베노믹스가 연착륙할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투자 세부내용이나 구체적인 법인세 인하 시기, 인하 폭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포괄적이고 성공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이은주 연구원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감이 의구심을 넘어서는 임계점은 3분기 이후로 예상된다"며 "아직은 행보를 주시하며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장기 전망에서는 주요 증권사가 대체로 낙관론을 내놓는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락, 급등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추가적인 엔화 약세, 연기금발 유동성 확대, 기업이익 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일본 주식값은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일본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1분기 264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2분기 이후(6월 13일까지) 95억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봤을 때 일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레버리지 ETF는 환 헤지가 돼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 강세에 베팅할 때 적합하다"며 "대개 일 증시가 강세일 때 엔화는 약세이므로 환 손실 위험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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