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의 꽃놀이패냐, 범야권의 필승 전략이냐.”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연대가 새 변수로 급부상했다. 19대 총선 이후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판적 지지를 보낸 소수정당이 출마 강행 의지를 고수하면서부터다.
1일 7·30 재·보선 공천 결과를 놓고 당내 반발에 직면한 여야는 ‘야권연대’ 변수 앞에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면서 셈법 마련에 돌입했다.
재·보선 공천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이날 현재까지 야권연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선거전략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여론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연대전선이 가시화될 경우 통합진보당을 고리 삼아 ‘야권 갈라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야권이 연대를 한다고 해도 외연이 확장되겠느냐”라며 “이것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도 입증됐던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야권연대에 따른 중도층의 이탈로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부터 야권연대를 제1의 선거전략으로 삼은 새정치연합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박근혜 정부에 맞선 야권연대 출현의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정부여당의 종북 공세는 물론 당 안팎에서 유효한 선거전략이 아니라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에 처했다.
특히 정의당이 7월 재·보선에서 노회찬 전 대표(서울 동작을)와 천호선 대표(경기 수원) 투톱 체제를 띄울 방침을 정하면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과거 민주당 중심의 선거연대를 요구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소수정당에 부채가 적지 않다.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비판적 지지’를 앞세워 진보진영의 외부 수혈을 꾀한 새정치연합은 또다시 승자독식 구도의 야권연대를 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혁신 경쟁은커녕 정치공학적 셈법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진보당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의당과는 함께 할 수 있는데, 아직 공식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새정치연합 신주류 지도부가 정의당으로부터 모든 양보를 받아낼 수 있느냐다. 정의당은 독자노선을 고수하되, 제한적 야권연대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후폭풍으로 당 공천조차 마무리 짓지 못했다. 신주류와 구주류 간 공천 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과 수원 을·병·정 중 한 곳만 정의당에 내줘도 ‘불임 정당’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재·보선 특성상 투표율이 30%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도 야권연대 효과에 의문부호를 따라다니게 한다. 7·30 재·보선에서 야권연대의 움직임이 새누리당에 꽃놀이패인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야권 결집이 대통령 심판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대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재·보선의 투표율이 낮은 점과 이 경우 50대 이상 등 고령층의 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야권연대가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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