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7·30 재보선 지역구가 된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인단 선호투표제' 경선 방식에 반발해 일부 후보가 경선 불참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조순용 예비후보는 4일 오후 순천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유선전화를 통한 선거인단 모집의 문제점을 중앙당에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불법착신과 불법 대규모 단기전화 가설 등 탈법이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모집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제대로 시민을 대표하는 선거인단을 뽑는 것이 아니라 특정 후보캠프 사람들을 모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 예비후보는 그 증거로 "모집 하루만에 700명 목표의 80%가량 채워졌다"며 "일반적인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5~6% 내외인 것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열기로 결국 조직이 동원되고 불법과 탈법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당은 지금 드러나 있는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유선전화를 통한 선거인단 모집의 문제점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런 경선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과 탈법을 동조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조 예비후보는 탈당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영득 예비후보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후보 측에서 대량의 착신전화를 준비하고 선거인단 모집을 하고 있다"며 "불법 착신을 시정할 수 있는 조치가 없을 경우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희승 예비후보도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선거인단 모집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중앙당 지도부에 건의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며 "이에 공천 신청을 철회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순천·곡성 주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구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선거인단 모집을 유선전화만으로 하게 돼 있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인 휴대전화 착신을 통해 인위적으로 선거인단이 모집될 우려가 크다"며 모집 방법의 개선 등을 중앙당 지도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는 건의문을 통해 공정경선을 위한 '전문가 배심원제', '타 지역 주민 배심원제', '컴퓨터를 통한 무작위 선거인단 모집제' 등의 방안을 요구했다.
한편, 나주·화순 재선거에 출마한 새정치 홍기훈 예비후보도 "부적격자들을 경선후보자로 추천한 것에 대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아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당의 경선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번 사태 후유증은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광주 전남 4곳의 재보궐선거 전반에 걸쳐 갈등의 골이 넓고 깊은 데다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향후 새정치민주연합의 고전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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