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시를 읽다(18)] 진시황도 들렀던 중국 지도부 여름 휴양지 ‘친황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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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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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매년 여름 휴가철이 되면 중국 지도자들이 매년 여름 휴가를 보내는 장소가 있다. 보하이(渤海)만에 위치한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베이다이허(北戴河)다.

중국 지도자들은 통상 7월말에서 8월초 베이징의 무더운 여름을 피해 산과 바다를 두루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베이다이허에서 은밀하게 피서를 즐긴다. 이맘때쯤이면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될 정도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다.

중국 지도자들은 피서를 즐기며 비공개적으로 업무도 논의한다. 바로 그 유명한 ‘베이다이허 회의’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공산당 지도자로 부상한 이후 여름철에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국가적인 중대사를 결정하는 최고위 의사결정체 역할을 해왔다. 미국 캠프데이비드, 러시아 소치와 더불어 친황다오가 ‘세계 3대 여름 수도(夏首)’라고 불리는 이유다.

친황다오라는 지명은 고대 진시황이 불로장생 약을 찾으러 사람을 파견한 곳이라 하여 친황다오라 이름 지어졌다. 중국에서 도시 이름에 황제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친황다오가 유일하다. 진시황 이후 친황다오는 한무제, 조조 등 역대 유명한 황제들이 모두 들러 발자취를 남겼다.

친황다오는 1952년 산하이관(山海關)시까지 통합하며 면적을 넓혀나갔다. 현재 친황다오시는 면적 7812.4㎢, 인구 약 300만명으로 허베이성 3대 도시로 우뚝 자리잡았다.

친황다오시 경제 주력군은 바로 1984년 설립된 친황다오 국가급 경제개발구다. 128㎢로 중국IT·신재료·신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곳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아처다니엘스미들랜드(ADM), 독일 데마그, 윌로펌프, 일본 이토추를 비롯해 우리나라 LG, 포항제철, 삼양 등 다국적 기업이 입주해있다. 중국 중신(中信), 중량(中粮), 중위안(中遠), 서우강(首鋼), 하얼빈엔진, 톈웨이(天威) 등 중국 기업들도 대거 입주해있다.

지난해 친황다오시 지역 GDP와 재정수입에서 친황다오시 경제개발구가 차지한 비중이 각각21.7%,  20.5%에 달할 정도로 지역 경제의 주축이다. 지난해 외자유치액도 1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경제개발구 외에도 친황다오에는 수출가공기지, 대학과기단지, 그리고 성(省)급 산업단지 18개가 소재해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촌도 친황다오에 분원을 두고 있다.

중국 동북과 화북을 육해공으로 잇는 친황다오는 우선 수도 베이징에서 280km, 톈진에서 220km 거리에 위치해 지리적 이점을 자랑한다. 지난해 12월엔 친황다오에서 텐진까지 고속철이 개통되며 한 시간 거리로 단축됐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베이징 주변부 수도권 개발계획인 징진이(京津翼 베이징~톈진~ 허베이성) 통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보하이만 지역 경제개발과 함께 친황다오의 눈부신 발전도 기대되고 있다.

친황다오는 항구도시로도 유명하다. 지난 상반기 친황다오항 물동량은 1억9000t에 달했다. 특히 친황다오항는 중국 대표 석탄 수출항으로 친황다오항에서 거래되는 석탄가격은 중국 표준 석탄가격으로 쓰인다. 친황다오항구 주변에는 거대 규모의 항구 물류단지로 조성돼있다.

친황다오는 '중국의 보르도'라고도 불린다. 중국 와인의 3분의 1을 생산하는 옌타이와 더불어 중국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친황다오 창청(長城)포도주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와인 브랜드다. 과거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2009년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찬에서 숙성 10년의 창청 포도주를 내놓기도 했다.

온화한 기후 덕택에 친황다오는 관광산업도 발달했다. 옛 진시황 유적지를 비롯해 산하이관 등 역사 유적지와 함께 28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으로 매년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친황다오는 러시아 부자들이 즐겨 찾는 해변 휴양지다. 현재 매년 5만여명의 러시아인이 친황다오를 방문해 현재 친황다오 외국인 관광객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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