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13년 만에 또 다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가 19개국으로 이루어진 국제 채권국 그룹인 파리클럽에 대한 채무 분할상환을 시작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전날 파리클럽에 6억4200만 달러를 상환했다. 이어 내년 5월에는 5억 달러를 추가로 상환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선언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운데서 파리클럽에 60억3000만 달러의 채무를 졌다. 2001년 12월부터 적용된 이자를 합쳐 지금은 채무 규모가 97억 달러로 늘어난 상태다.
앞서 지난 5월 말 아르헨티나 정부는 97억 달러의 채무를 향후 5∼7년 동안 나눠서 상환키로 파리클럽과 합의했다.
지난 2002년 1000억 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해 한 차례 디폴트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는 이번에 15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갚지못해 또 한번의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대다수 채권단과 채무조정에 합의했으나 미국계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미국 법원에 제기한 채무변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또다시 채무위기 상황에 몰렸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오는 30일까지 미국 헤지펀드 엘리어트 매니지먼트의 계열사 NML 캐피털에 15억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시한일까지 타결점을 찾지 못하면 아르헨티나는 13년 만에 두 번째로 디폴트를 맞게된다.
채무상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아르헨티나 정부와 채권단의 협상이 여전히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는 어떠한 타협안에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벼랑끝 협상’에도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5개국은 2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남미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미국계 헤지펀드들에게 체무조정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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