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2011년 미군 철수 이후 31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식적인 군사 개입에 돌입하면서 이라크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이라크 북부에서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이틀째 공습을 이어갔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추가 군사개입 및 이라크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9일(이하 현지시간) AP와 AFP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해 북부 신자르지역에서 소수민족 야지디족 주민들을 공격하는 이슬람국가에 대해 네 차례 공습을 단행했으며 장갑차와 무장트럭 4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인 8일에도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도 아르빌 인근에 있던 수니파 반군 IS에 대해 세 차례나 이라크 공습을 단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IS에 대한 ’선별적 공습‘ 승인을 밝힌 뒤 9시간 만에 전격 단행된 것이다.
이처럼 미군이 빠르게 공습에 나서고 있는 것은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IS를 방치할 경우 이 혼란 정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별적 공습’ 승인을 두고 미국 주요 언론들은 중대한 정책적 변화로 해석했다. 아울러 미국 내에선 ‘새로운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지상군 투입 등 이라크 사태 전면 개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는 자칫 미군의 막대한 희생을 초래할 수 있는 이라크전에 또 다시 휘말릴 수 있고,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당분간 전면적 공습보다는 이라크의 상황을 주시하며 구체적 목표를 타격하는 '제한적 선별공습'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주 안에 이 문제(이라크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며, 앞으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이라크 사태가 장기전이 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국민과 시설이 위협받을 경우 언제, 어디서든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군 최고사령관인 나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면서 수니파 반군 IS가 미군과 미군 시설이 있는 북부 아르빌로 진격할 경우 언제든 추가 공습에 나설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군에 군사지원과 자문을 계속해 줄 것"이라면서도 이라크 사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종파를 아우르는 '통합정부'를 조속히 구성할 것을 이라크 정부 측에 촉구했다.
한편,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습 단행에 여국, 중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일제히 지지를 표명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며 수일 안으로 공군(RAF) 수송기를 보내 이라크 북부에서 IS에 포위·고립된 소수종파 야지디족을 돕기 위한 미국의 구호활동을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이라크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에서 위험에 처한 민간인을 돕는 데에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프랑스도 미국 등 우방국들과 논의해 이라크 민간인 지원에 동참하겠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지지의사를 표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단기적으로 볼 때 IS의 확장을 막고 탈출로를 열려면 공습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외교부를 통해 "주권과 독립, 영토를 지키려는 이라크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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