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알리바바를 놓친 홍콩 증시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완다그룹의 부동산부문을 담당하는 완다상업부동산(商業地産· 이하 완다부동산)이 16일 홍콩증권거래소에 IPO를 신청했다고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8일 보도했다.
완다부동산의 IPO가 실현된다면 그 규모는 50억~60억 달러(약 5조1700억~6조2100억원) 사이로 홍콩 상장 부동산 개발업체 중 역대 최대 규모이자 올 들어 최대 기업상장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는 청쿵(長江)그룹의 자회사인 홍콩일렉트릭으로 총 31억 달러를 조달했다.
과거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과 마윈(馬云) 알리바바 회장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을 두고 거액의 내기를 하는 등 묘한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완다 부동산의 홍콩 상장 소식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8월에는 완다그룹이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해 알리바바의 경쟁 IT 기업인 바이두(百度), 텅쉰(騰迅)과 협력해 50억 위안 규모 전자상거래 전문 업체를 설립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완다부동산은 29개 성(省) 112개시(市)에서 총 178개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총 자산은 5040억 위안(약 85조1900억원)에 육박하는 완다그룹 핵심 자회사다. 완다그룹 재무통계에 따르면 완다부동산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456억2000만 위안(약 24조6127억원)이며 올 상반기 매출규모도 668억5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완다그룹이 A주가 아닌 홍콩 증시 상장을 선택한 것은 지난해 상하이 증시 상장을 시도했지만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때문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각종 부동산제한 정책으로 자금조달의 난이도가 높은 것도 홍콩 증시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증권계의 '대어'인 알리바바를 놓친 홍콩 증시는 완다부동산의 IPO 신청에 반색하고 있다. 홍콩 증시 관계자는 "만약 이번 IPO가 성사된다면 이는 올해 최대규모의 상장으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원래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가 아닌 홍콩 증시 상장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홍콩증권거래소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식의 이중상장, 즉 차등의결권주식(dual-class share)을 금지해 결국 미국 증시로 급선회했다. 알리바바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상장으로 총 25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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