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6월 20일 알뜰주유소 석유공급과 관련한 ‘석유류 공동구매 입찰’을 실시한 후, 정유업계가 제시한 최초 제안가격을 다시 재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입찰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현대오일뱅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SK네너지가 차순위 업체로 선정됐다. 입찰공고에는 "최고순위 업체는 2개 권역 중 1개 권역만을 우선 선택해 협상절차를 이행하며, 차순위 업체는 나머지 권역에 대한 협상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입찰 당시 현대오일뱅크가 제안한 금액은 최종가격보다 ℓ당 2.5원 낮은 가격이었으며, SK의 제안금액은 최종가격보다 0.97원 높았다. 하지만 입찰 이후 석유공사와 정유사들 간의 재협상 과정에서 동일한 금액으로 조정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최종가격은 ℓ당 26% 인상, SK에너지는 7% 인하됐다.
부 의원은 이에 대해 입찰 후 2개 권역의 가격을 동일하게 재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입찰을 무의미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석유공사의 주장대로 입찰단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1개 정유사가 1개 권역씩 선택하기로 했을 경우 정유사별 당초 입찰가격대로 권역별로 차등 운영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안가격을 권역별로 따로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석유공사는 ‘동일물량을 동일조건으로 구매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입찰에서는 권역별로 분리 입찰을 실시해 최저가로 입찰한 2개 정유사가 각각 권역별로 차등 운영한 바 있다.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이 도입됐다고 부 의원은 지적했다.
부 의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 재조정과 이를 수용한 석유공사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는 알뜰주유소의 운영취지에도 반하는 것으로 현행 입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정책은 석유유통시장의 경쟁을 촉진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유가안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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