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리샤오양(李曉陽) 청쿵상학원(CKGSB) 대학 경제학 및 재무학 교수는 ‘중국 내 국경간 인수합병 트랜드와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리 교수는 최근 중국 기업의 투자여력이 커지면서 다양한 해외 국가에서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는데, 투자에 적합한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라고 말했다. 특히, 뛰어난 기술과 품질을 자랑하는 IT 및 소비자 브랜드 기업이 타겟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의류업체 LANCY(朗姿) 그룹이 한국 아가방 지분 15.3%를 3000억 달러에 인수하며 대주주로 올라선 것과 중국 최대 패션의류 수출업체인 디샹(迪尚)그룹이 한국 기업 아비스타를 인수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개인적인 견해로 중국 IT 시장에서 텐센트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알리바바 또한 한국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제기되고 있는 알리바바의 라인 투자 가능성도 충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늘면서 2013년 1분기~2014년 2분기까지 중국 기업의 한국 직접투자액은 5300만 달러, 1억400만 달러, 1억5500만 달러, 1억6900만 달러, 2억2700만 달러, 5억 49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리 교수는 한중 기업간 M&A가 늘어나면 다소 성장세가 둔화된 중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도 더 많은 투자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양국 간 인수합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중국 기업의 국내외 M&A 열풍은 2005년 이후 부터 그 숫자와 규모면에서 모두 커지고 있으며, 상반기 실적만을 보더라도 올해도 전망치를 가뿐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 교수는 중국 M&A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특징을 3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중국의 3대 IT 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형 민간기업이 선두에 서서 인수합병 물결을 일으키면 후발 주자 기업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영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M&A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미국 영화관 체인 AMC를 인수한 중국 완다그룹, 포드의 스웨덴 자회사인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그룹(吉利·Geely)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투자 분야 또한 과거 호주 철강, 아프리카 칠레의 천연 자원 확보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IT, 제조, 금융, 소비, 헬스케어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이처럼 M&A가 활발해질 수 있었던 몇 가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중국 정부가 거시 정책 통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면서 M&A가 크게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08년 중국 정부가 M&A 대출을 통한 금융채널 확보를 허용했고, 이후 많은 민간 기업들이 자금을 빌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인프라 및 에너지 등 기간산업을 맡고 있는 국유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일부 지분을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혼합 소유제’를 실행하면서 민간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된 것 또한 M&A 증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기업들에게 가장 큰 투자채널은 IPO를 통한 방법이었으나,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IPO가 일시 중단되면서 M&A를 통한 출구안이 더욱 각광받게 된 것 또한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위안화의 국제화 가속화, 후강퉁 정책 등을 통한 중국 자금시장의 글로벌화 또한 중국 기업 M&A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