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며 '카지노 머니'로 막강한 부를 과시했던 중국 마카오 특별행정구가 뜸해진 중국인의 발길에 '추운 겨울'을 이어가고 있다.
카지노 관광에 나선 중국인 VIP의 급증으로 승승장구하던 마카오가 최근 중국 당국의 서슬퍼런 '반(反)부패' 정책의 역풍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고 차이징왕(財經網)이 최근 보도했다.
마카오 도박조사국(GICB) 통계에 따르면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10월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23.2% 감소한 280억 파타카(약 3조7691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GICB가 업계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역대 최대 하락폭이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마카오에 불어닥친 중국발 한파가 한층 매서워지고 있다.
23.2%의 하락폭은 시장전문가 예상치인 21%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기록했던 17.1%의 하락폭을 웃도는 것으로 최근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반부패, 사치근절' 관련 정책의 여파로 분석됐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00만 홍콩 달러(약 1억3800만원) 이상의 칩을 구매하는 중국인 VIP 고객의 마카오 카지노 매출 기여도가 역대 최저수준인 56%에 그쳤다.
아울러 지난 9월 말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발해 시작된 홍콩 도심점거 시위도 매출하락 원인으로 지적됐다. 중국 당국이 본토인의 홍콩 방문을 금지하면서 '마카오, 홍콩 패키지' 관광 상품 등을 이용하던 일반 카지노 고객마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마카오에 몰아닥친 한파가 11월, 12월에도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반부패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오는 12월 시 주석이 주권반환 15주년 행사 참석차 마카오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 VIP가 마카오 카지노 관광에 더욱 거부감을 가지리라는 것. 이에 따라 마카오가 외국 카지노 기업에 문을 연지 10여년 만에 최초로 연간매출 하락의 기록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카오 특별행정구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가 합법인 곳으로 2002년 6개 카지노업체가 마카오 사업권을 획득, 진출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지난 10년간 평균 30%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인 방문객 급증으로 매출 450억 달러(약 48조4500억원)를 달성,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도 가뿐히 제쳤다.
이렇게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마카오 카지노 업계가 지난 6월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마카오 경제 전체는 물론 주민 생활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마카오 경제의 카지노 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80~9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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