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개월 만에 현장방문을 재개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부총리는 내년 경제운용 방향과 관련해 노동개혁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번 현장방문이 본격적인 노동개혁의 신호탄이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 부총리가 최근 각종 공식석상에서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부분에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이번 현장 방문에 쏟아지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최 부총리는 3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기아자동차, 제일건설 등 지역 경제인들과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가 약 두 달 만에 재개한 현장방문지로 광주를 선택한 것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지역희망박람회 개막식 참석차 지역 현장을 둘러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서는 최 부총리의 광주행은 지역경제와 고용시장 현장을 둘러보고 향후 정책 구상을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최 부총리의 현장 행보가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내년부터 나오는 경제정책이 확실한 최 부총리의 ‘색깔’이 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확실한 경기 부양과 정책 완성도를 ‘노동개혁’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부총리는 취임 후 네차례 공식적인 현장 방문에서 모두 ‘노동’이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취임 직후 성남노동시장 방문과 남동공단 중소업체, 9월 노인복지센터, 10월 보육센터 시간제 일자리 현황 등 빠지지 않고 노동현장을 챙겼다.
최 부총리가 노동 개혁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재 한국 경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판단도 한 몫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내수시장과 경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노동개혁’으로 맞추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의 행보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흡사하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최 부총리는 현재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최 부총리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7월 17일 성남인력시장을 방문한 것 역시 취임사에서 밝힌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와 고용으로 내수와 경기회복에 나서겠다는 키워드를 던진 것이다.
2009년 저성장의 시발점이 된 시점과 6년 후 최 부총리가 체감하는 경제위기는 엇비슷하다. 최 부총리가 현장 방문에서 노동개혁을 강조하는 것이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로드맵 달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세미나에서도 “인력이 경제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수요에 맞는 인력 공급이 어렵다. 한 곳은 구인난, 한 곳은 구직난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이에 맞는 인력 공급돼야 한다.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노동시장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선진국 중에서도 제대로 (노동)개혁된 된 나라는 다 잘나가고 있고 이걸 못한 나라는 다 못나간다”고 덧붙였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구상하는 경제정책방향이 내수회복과 경기활성화인 만큼 경제주체들의 회복 심리가 관건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최근 노동개혁을 강조하는 것도 현재 한국경제가 외환위기 후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인식한 메시지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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