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정부가 수립 중인 내년 경제정책방향이 기업 투자심리 회복에 중점을 둔만큼 오일머니 쇼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내년 초부터 국내 금융시장에 중동발 오일머니가 대량으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최근 지속되는 유가 하락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산업과 금융 시장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가뜩이나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오일머니의 대규모 이탈은 상당한 경제적 쇼크로 다가 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 들어온 중동 자금의 유출도 예의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미국 금리인상, 중국 저성장, 일본 엔화약세와 다른 방향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견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대외변수는 환변동보험과 같은 정책으로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오일머니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 등 환경변화보다 자국으로 자금을 회수한다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재투자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중동 국가들의 자금은 한번 빠져 나갈 경우 연쇄적으로 금융시장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인 셈이다. 중국 자본과 또 다른 성격이라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산유국 투자액은 지난달 말 기준 41조원 내외다. 이는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9.6% 차지하는 규모다. 금융시장에서 오일머니 유출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국가별로는 사우디 16조7000억원,(3.8%), 노르웨이 12조3000억원(2.8%), 아랍에미리트 8조9000억원(2.0%), 쿠웨이트 4조원(0.9%) 등이다.
이들 국가들은 올해 상반기 국내 금융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한때 해외 투자국 1~2위를 다툴 정도로 오일머니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중동 국가들의 매수 움직임은 뚝 떨어졌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5월에 1조1700억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사들였지만 하반기에는 이같은 대규모 매수를 찾아 볼 수 없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선진국 투자, 차이나머니 등과 함께 유동성 공급 역할을 맡아왔던 오일머니 환류가 줄어든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향후 국제유가 저수준 유지 여부와 산유국 해외투자 전략 변화 등과 함께 국제금융시장 영향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